조지워싱턴대학교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재학 중인 아들의 시험을 대신 봐줬다는 논란에 '교칙 위반'이라는 원칙을 밝혔다. 학교 측도 '오픈북' 시험에서 위반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자체 조사에 나선다.
4일 한 매체에 따르면 팀 도드 조지워싱턴대학교 엘리엇 스쿨(국제관계학부) 학사자문 국장은 "우리는 학생이 시험에서 허가받지 않은 누군가, 가족의 도움을 받거나 상의를 했을 경우 학문 진실성(academic integrity) 위반행위로 처리하고 있다"며 "한국 검찰이 증거를 공유한다면 우리 쪽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선 교내 자체적으로 학문 진실성 감독 책임자나 해당 학생의 담당 교수가 사건 내용을 알고 있는지 파악해보겠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는 지난 31일 조 전 장관에 대해 11개 죄명을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 부부가 아들과 공모해 조지워싱턴대의 성적사정 업무를 방해했다고 보고 공소사실에 포함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장관 부부는 지난 2016년 11~12월쯤 아들의 미국 조지워싱턴대 '민주주의에 대한 세계적 관점(Global Perspective on Democracy)' 과목의 온라인 시험에 부정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전 장관 부부의 아들은 해당 학기에 이 과목에서 A학점을 취득했다.
해당 온라인 시험규정에 의하면 지정된 기간 제한된 시간 내에 시험을 완료해야 하고, 수강생은 단독으로 응시해야 하며, 수업노트나 관련 서적을 참고하는 것은 허용되나 외부의 자료나 도움을 받는 것은 금지돼 있었다.
조 전 장관 부부는 2016년 10월 31일쯤 아들로부터 '내일 Democracy(데모크리시) 시험을 보려고 한다'는 연락을 받고, 온라인 시험시간에 맞춰 대기하고 있다가 아들 대신 문제를 풀어 답을 보내주면 아들이 그 답을 기입하는 방법으로 온라인 시험에 임하기로 모의했다.
조 전 장관 부부는 이튿날인 11월 1일 온라인 시험이 시작될 무렵 아들에게 '준비됐으니 시험문제를 보내라'고 했다. 아들은 조 전 장관 부부에게 온라인 시험문제(객관식 총 10문항)를 촬영한 사진을 아이메시지(i-message)를 통해 전송했다. 두 사람은 아들이 보내온 시험 문제를 각각 분담해서 푼 다음 답을 아들에게 보냈고 아들은 전송받은 답을 기재해 제출했다.
조 전 장관 부부는 같은 해 12월 5일쯤에도 아들로부터 '오늘 오후 'Democracy' 시험을 보려고 하니 모두 대기하고 있어 달라'는 연락을 받고 같은 방법으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조 전 장관 부부는 당일 온라인 시험 시작 무렵 아들에게 '준비됐으니 시험문제를 보내되, 스마트폰으로는 가독성이 떨어지니 이메일로도 보내라'고 했다. 아들은 시험 문제(객관식 총 10문항)를 촬영한 사진을 이메일과 아이메시지를 통해 전송했다.
이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오픈북' 시험에서 부모의 도움을 받은 것을 기소까지 한 것은 검찰이 '깜찍'하다"고 비판하는 등 여권에서는 과잉 수사 논란을 제기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정은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