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면세점 진입장벽 높아져…호텔신라, 실적 기대
입력 2020-01-02 17:50  | 수정 2020-01-02 19:52
작년 한 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면세점 사업이 바닥을 찍으면서 올해 호텔신라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중 양국 분위기가 한층 부드러워진 데다 면세점 경쟁도 완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핵심인 국내 시내면세점의 내년 매출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올해 상반기 15%, 하반기 8.5%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 역시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11%, 20%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성준원 신한금투 애널리스트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증가는 고려하지 않고 중국 보따리상만 가정해서 계산된 숫자"라며 "하반기에 단체관광객이 증가한다면 더 높은 성장률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작년 한중정상회담에 이어 올 상반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과 함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한한령까지 풀린다면 유커 증가로 인해 실적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호텔신라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기준 약 90%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역시 사업부별로 볼 때 시내면세점이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시내점 영업이익이 662억원으로, 2018년 동기 대비 63%나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국내 공항점이나 해외점, 호텔 등은 대부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호텔신라의 서울 첫 한옥호텔 건립 허가가 나오면서 면세점 이전 증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점도 호재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기존 면세점 용지에 서울 1호 한옥호텔 건립 허가가 나왔고 올해 착공해 2025년 완공될 예정"이라며 "이로 인해 장충동 호텔 내에서 면세점의 이전 증축이 먼저 진행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의 48%를 차지하는 명동 상권 내에서의 영업면적 확대는 긍정적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수익성을 갉아먹던 면세점 간 경쟁도 완화될 전망이다.
작년 11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에서는 유례없는 유찰 상황이 발생했다. 한한령으로 유커가 줄면서 면세점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서 계륵으로 바뀐 상황이어서 당분간 신규 사업자 진입에 따른 경쟁 격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제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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