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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아시아나·SKB 빅딜잡고…M&A재무자문 1위 탈환
입력 2020-01-02 17:43 
◆ 레이더 M ◆
2019년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활약한 투자은행(IB) 최고수가 가려졌다. 기업 경영권 M&A 재무자문 부문에서 크레디트스위스(CS)가 1위를 차지했다. 2017년 이후 2년 만에 1위로 복귀했다. 회계자문과 법률자문 부문에서는 전통 강자 삼일PwC와 김앤장법률사무소가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사모투자펀드(PEF)의 약진과 기업의 비주력 자산 매각 등 여파로 전체 한국 M&A 시장 규모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거래 규모 1조원 이상 기업 경영권 거래 메가 딜은 사상 최고인 12건으로 집계됐다.
2일 매일경제 레이더M이 집계한 2019년 리그테이블 기업 경영권 M&A 재무자문(본계약 기준)에서 CS가 13조5508억원의 실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모건스탠리(10조9986억원), 씨티글로벌마켓증권(9조4174억원), 삼일PwC(5조6057억원), JP모건(5조2754억원), 삼정KPMG(4조1135억원) 순이다.
CS는 이천기 부회장이 총괄하고 이경인 한국 대표가 진두지휘하며 지난해 최고 실적을 올렸다. CS는 통합 SK브로드밴드 거래(5조원), 아시아나항공 매각(2조5000억원),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의 롯데카드 인수(1조3811억원) 등 거래로 1위 자리에 등극했다. 통합 SK브로드밴드 거래는 국내 조 단위 기업 경영권 거래로는 이례적으로 합병 방식으로 이뤄졌다. 국내 대기업들은 이른바 '피를 섞는' 합병을 선호하지 않는다. 더욱이 합병에 나서면 기업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도 불가능하다. 이 같은 난제를 뚫고 SK그룹과 태광산업 간 조율을 이끌어내는 한편 티브로드 재무적투자자 투자자금 회수를 위해 미래에셋대우 등에서 별도로 4000억원 규모 투자 유치까지 이끌어내 이해당사자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딜을 성사시켰다. CS와 박장호 한국 대표가 이끄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만들어낸 '마법'이었다.
조상욱 기업금융 부문 대표가 이끄는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4분기에 빅딜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2위에 올랐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12월에만 배달의민족(4조7544억원), 대성산업가스(2조5000억원) 등 초대형 딜 2건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막판 저력을 과시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가치를 두고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줄곧 30억달러대를 주장한 반면 김봉진 대표와 배달의민족 재무적투자자들은 40억달러대를 고수하며 양사 간 M&A는 올해로 다시 연기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매각자문을 맡은 모건스탠리 한국 IB팀과 인수자문을 맡은 JP모건이 '중재자' 역할을 하며 이 같은 빅딜을 성사시켰다.

M&A 회계자문 분야(본계약 기준)는 삼일PwC(20조1660억원), 삼정KPMG(13조1642억원), 딜로이트안진(7조6474억원) 순이다. 삼일PwC는 배달의민족, 대성산업가스, 대우조선해양(2조862억원) 등 빅딜 회계자문을 통해 국내 1위 회계법인으로서 자존심을 지켜냈다. 아울러 대우조선해양, KCFT(1조2000억원) 등 대형 딜 재무자문도 수임해 기업 경영권 M&A 재무자문 분야에서도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M&A 법률자문(본계약 기준)은 김앤장(32조1023억원), 태평양(26조4744억원), 세종(21조1151억원), 율촌(20조1177억원) 순이다. 김앤장은 배달의민족, 대성산업가스,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딜을 앞세워 레이더M 리그테이블이 처음 집계한 2012년 이후 8년 연속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국내 기업 경영권 거래와 국내 기업의 외국 기업 경영권 인수 등을 포함한 전체 한국 M&A 시장 규모는 45조30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급 M&A 활황을 보였던 2017년 42조5750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조 단위 국내 기업 경영권 거래는 12건으로 2018년 5건, 2017년 2건 대비 급증했다.
■ <용어 설명>
▷ 리그테이블 : 국내 자본시장에서 인수·합병(M&A)과 유상증자, 기업공개(IPO) 등 주식 발행(ECM), 회사채 등 채무증권 발행(DCM)을 주간(자문)하는 시장 참가자 실적을 집계한 자료다. 매일경제신문은 매월 말일 시장 참가자 실적을 바탕으로 리그테이블 순위를 발표한다. 리그테이블은 기업들이 매각·인수 주간사를 선정하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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