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종합] HDC현산 날개 단 아시아나항공, 신년사서 `국내 최고 항공사` 자신감
입력 2020-01-02 16:30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에 인수된 아시아나항공이 신년사에서 '국내 최고 항공사'로 발돋움 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면 최근 총수일가의 경영권 분쟁 소동을 겪은 대한항공은 '화합'을 강조했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2일 열린 시무식에서 지난해 체결된 회사의 인수합병(M&A)을 언급하며 "국내 최고 항공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면서 "2020년 경자년은 새로운 인수사와 아시아나항공이 함께 대 전환점의 첫 걸음을 떼는 의미 있는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M&A로 현 660%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은 300%대로 낮아진다. 이는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HDC그룹의 자산은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6개 자회사가 더해지며 20조원에 육박하게 됐다. 재계 순위 역시 17위로 껑충 뛴다.
무엇보다 2조2000억원에 달하는 자본이 아시아나항공에 투입돼 신형 항공기와 서비스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아시아나항공은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A350 4대와 A321네오 초도기를 들여온 데 이어 올해 A350 3대, A321네오 4대 등 7대의 최첨단 차세대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한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이 범 현대가로 편입되면서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 항공 물류와 밀접한 범 현대가 그룹들이 아시아나항공 지원 사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현재 90%에 달하는 대한항공의 항공 물류 수요 중 30% 가량은 아시아나항공으로 넘어올 수 있다. 범 현대가 주요 계열사가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한 사장은 "지난 32년의 성과를 뛰어넘는 새로운 창업을 준비하기 위해 올해의 경영방침을 새로운 시작(Rebuilding) 2020으로 정했다"며 "수익성 중심의 네트워크 항공사로 거듭나는 것이 새로운 시작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근 남매 갈등에 이어 '모자의 난'을 겪은 대한항공은 화합을 강조했다. '우리', '함께', '임직원' 등의 단어가 신년사에 자주 등장했고, 임직원을 언급할 때마다 '소중한', '존경하는', '사랑하는' 등의 수식어를 사용했다. 수 년간 이어진 경영 환경 악화에 임직원 달래기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날 서울 공항동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우리가 이제부터 걷는 걸음은 흰눈 위에 남겨진 첫 발자국처럼 걸음마다 대한항공의 새로운 역사에 새겨질 의미있는 발자국이 돼 우리를 기쁘게 할 것"이라면서 "혼자가 아닌 모두가 그 길을 걷는다면 기쁨과 즐거움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때로는 눈길이 미끄러워 넘어지는 동료가 있을지도 모른다"면서 "그럴 땐 서로 일으켜주고 부축해주면서 우리 그렇게 함께 새 미래를 향해 걸어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또한 "안전한 비행과 고객 맞을 준비에 최선을 다하는 여러분의 모습에서 대한항공의 희망을 봤다"며 "우리 모두 글로벌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100년 기업 대한항공이란 푯대를 바라보면서 함께 걸어가자"고 말했다.
앞서 조 회장의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법무법인을 통해 지분 싸움을 예고했고,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는 조 회장의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 회장이 다툼을 벌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와 관련한 입장도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다만 오는 3월 열리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해야만 안정적인 그룹 운영이 가능한 상황에서 총수일가의 한진칼 지분율이 비슷비슷해 임직원 불안감이 지속되자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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