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007 뺨치는` 곤 도주에…새해부터 우왕좌왕 일본 검찰
입력 2020-01-02 11:41  | 수정 2020-01-02 15:56
카를로스 곤 닛산자동차 전 회장의 탈주 소식이 알려지고 난 뒤 그의 일본 도쿄 자택 앞에 모여있는 취재진. [사진 출처 = 로이터]

새해부터 모두를 놀라게 한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 회장의 탈주극에 일본 검찰이 뒤늦은 수사에 나섰다.
아사히신문은 곤 전 회장의 무단탈출에 대해 도쿄지방검찰이 경시청을 상대로 수사협조를 요청했다고 2일 보도했다. 일본 도쿄 미나토구에서 가택연금 상태로 있어야 할 곤 회장이 레바논 베이루트 공항에 깜짝 모습을 드러낸 지 3일만이다. 도쿄지검은 곤 전 회장이 특정 수단을 활용해 불법출국을 감행했다고 보고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수사 관계자에 따르면 자택 주변의 방범 카메라를 분석하는 등 곤 전 회장의 국내 행적과 출국까지의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레바논 정부가 도주계획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레바논 정부는 이와 같은 논란에 지난달 31일 "그가 일본 출국과 베이루트에 오게 된 상황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발표하며 "모든 것은 그의 개인적인 문제"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해당 성명에는 "레바논 정부는 1년 전부터 곤 전회장에 대한 수많은 서한을 보냈지만 답장이 없었다"는 사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일본 도쿄 자택 앞에서 취재진을 만난 카를로스 곤(왼쪽)과 아내 캐롤 곤. [사진 출처= 로이터]
곤 전회장의 해외도피가 유력했음에도 이를 사전에 막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본 법원이 그의 보석 허가를 내릴 당시 검찰에서는 "보석을 허가하면 해외로 도망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과거에도 아내를 통해 사건 관계자와의 접촉을 시도한 적이 있다며 반대한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은 도쿄지방법원이 해당 우려을 없애기 위해 여러 조건을 추가했지만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곤 전 회장은 오는 8일 현지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레바논에 도착한 뒤 친척과 함께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에서 벗어난 것이 아닌 불공정과 정치적 박해에서 벗어났다"는 발표에서 보듯 곤 전회장이 일본에 자발적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한편 도쿄지방법원은 지난달 31일 저녁 곤 전회장의 무단 출국 사실을 인지한 뒤 황급히 보석을 취소하고 보석금 15억엔(약 160억 원)을 몰수하기로 했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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