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손 잡아당겼다고 손등 때린 교황..."인내심 잃었다" 사과
입력 2020-01-02 10:17 
바티칸 미디어가 제공한 영상 캡처로 한 여성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손을 잡자 교황이 당황한 표정으로 화를 내는 모습.

로마 카톨릭의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83)이 신자들과 인사 도중 자신의 손을 거칠게 잡아당긴 한 여성에게 분노를 표출했다. 논란이 일자 교황은 즉각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자주 인내심을 잃는다"고 사과했지만 평소 인자하고 약자들에게 배려하던 모습과 달라 논란이 일고 있다.
1일(현지시간) AFP통신은 "교황이 한 신도를 향해 화내는 모습이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2020년 새해를 몇 시간 앞둔 지난달 31일 오후 로마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교황은 평소처럼 아이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뒤돌아서 이동하려는 순간, 한 여성 신도가 그의 손을 세게 잡아당겼다. 예상치 못했던 행동에 교황은 얼굴을 찡그리며 여성에게 불같이 화를 냈다. 심지어 손바닥으로 여성의 손등을 두 번 내리친 후 자리를 떴다. 그의 얼굴엔 화난 표정이 역력했다.
평소 인자하고 자비로운 미소를 띠던 교황의 '반전 모습'에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가 찬반으로 나뉘며 뜨겁게 달아올랐다.
AP 뉴스에 달린 온라인 댓글에선 "교황도 인간이다. 자신의 의지에 반하는 행동엔 화를 낼 수 있다"며 그가 보인 '본능적 반응'을 옹호한 의견들도 있는 반면에 "전세계에 생중계 되고 있는 상황에서 불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높은 지위와 신앙을 가진 분이 자신을 숭배하는 사람에게 위협이 된다고 분노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으로 갈렸다.
교황은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1일 해당 신도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우리는 자주 인내심을 잃으며 그건 내게도 일어난다"면서 "어제 있었던 나쁜 예시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사과를 하기 직전 교황은 새해 첫 미사에서 "여성을 향한 모든 폭력은 여성에게서 태어난 신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조했다.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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