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 '새로운 길'은 "정면돌파전"…사실상 '경제·핵 병진' 회귀
입력 2020-01-01 10:05  | 수정 2020-01-08 11:05

마침내 베일을 벗은 북한의 '새로운 길'은 경제건설을 지속하면서도 군사력 강화로 '난관'을 뚫겠다는 '정면돌파전'이었습니다.

표현은 다르지만, 사실상 북미대화 국면 이전의 '경제·핵무력 병진 노선'으로 되돌아가겠다는 선언에 가까워 보입니다.

오늘(1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전날 열린 노동당 7기 5차 전원회의 마지막 날 보고에서 "적대 세력들의 제재 압박을 무력화시키고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활로를 열기 위한 정면돌파전을 강행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통신도 전원회의 결과를 보도하면서 "우리의 전진을 저애(저해)하는 모든 난관을 정면돌파전으로 뚫고 나가자"는 문구로 시작했습니다.


이를 포함해 1만8천자가량 되는 전체 전원회의 결과 보도에서 '정면돌파' 혹은 '정면돌파전'이라는 말은 총 23번 등장합니다.

김 위원장의 발언 내용을 종합해보면, 이번 당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정면돌파전이라는 새 노선은 제재에도 굴복하지 않고 자력으로 경제발전을 해내겠다는 기조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신형 전략무기 공개를 예고하는 등 군사력 강화에 다시 매진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습니다.

2018년 4월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단을 선언하며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으로 전환한 지 1년 8개월만에 다시 과거의 경제·핵무력 병진 노선으로 회귀하기로 한 셈입니다.

이는 지난달 30일 당 전원회의 셋째 날 김 위원장이 "또다시 간고하고도 장구한 투쟁을 결심했다"고 언급한 대목과도 일맥상통합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끝까지 추구한다면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며 사실상 당분간의 비핵화 협상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또 "우리는 결코 파렴치한 미국이 조미(북미)대화를 불순한 목적실현에 악용하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이제껏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깨끗이 다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행동에로 넘어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아울러 자신들의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중단, 핵 실험장 폐기 조치 등에도 미국은 오히려 한미군사훈련과 첨단전쟁장비를 남측에 반입했다고 비난하며 핵·ICBM 시험 발사 재개도 시사했습니다.

북한으로선 2018년 북미대화 국면에서 야심 차게 채택한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이 기대에 미치는 성과를 내지 못한 데다 작년 2월 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교착과 제재 장기화로 신년에도 '묘수'가 없는 상황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북한은 여전히 대화 재개의 여지는 남겼습니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핵)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조정될 것"이라고 말해 미국의 태도에 따라 대응수위를 조절할 것임을 시사해 대화의 여지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줬습니다.

아울러 "미국이 시간을 끌면 끌수록, 조미관계의 결산을 주저하면 할수록 예측할 수 없이 강대해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위력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게 돼있다"며 미국의 태도변화를 촉구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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