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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정의 직구리뷰]‘해치지 않아’, 관객이 극한직업
입력 2019-12-31 07:35  | 수정 2019-12-31 08:42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이런 동물원, 이런 코미디는 처음이다. ‘극한직업 제작사의 무리수로 완성된, 졸음을 견뎌야만 완주할 수 있는 ‘해치지 않아(감독 손재곤)다.
생계형 수습 변호사 ‘태수(안재홍)에게 위기의 동물원 ‘동상파크를 살리라는 특명이 주어진다. 이 미션만 해결하면 고생 끝, 대형 로펌 정 직원 전환과 함께 꽃길 시작이다. ‘동상파크의 새로운 원장으로 급 파견 된 그는 손님은커녕 동물조차 없는 동물원을 살리기 위해 직원들에게 동물로 위장근무 하자는 황당한 제안을 하고, ‘동산파크 5인방의 골 때리는 여정이 시작된다.
영화는 지난해 코미디 신드롬을 일으킨 ‘극한직업의 제작사가 새롭게 선보이는 또 한 편의 코미디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동물 대신 동물이 된 사람들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에 안재홍 강소라 김성오 전여빈 박영규 등 내공 있는 배우들이 합세해 새해 첫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안타깝게도 그저 졸리다. 전개는 진부하고 웃음은 소박하다. 무엇보다 응원하고 싶을 만한 킬링 캐릭터가 없고 공감지수도 낮다. 웹툰 원작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캐릭터들은 하나 같이 밋밋하고 어떤 지점에서도 ‘한 방이 없다. 드라마 역시 힘이 없이 늘어져 메시지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다. 동동 뜬 소재만 아깝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 누구도, 동물원에 가짜 동물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망해가는 동물원을 살리기 위한 태수의 파격 제안은 기발하기 보단 황당함에 가깝고, 이 황당한 플랜이 스크린으로 구현되는 과정은 비주얼 면에서나 이야기 면에서도 완성도가 떨어져 유치하고도 어설프다. 그 의도가 처음부터 순수하지 만은 않아 공감도 쉽게 가질 않으며, 그나마 후반부 성장과 각성‧반전의 과정은 지극히 뻔해 어떤 카타르시스도 주지 못한다.
동물의 탈을 쓰고 위장 근무하는 5인방의 고군분투는 짠내만 한 가득, 북극곰이 콜라를 먹는다는 장면 하나로 모든 미션이 대박난다는 전개도 억지스럽다. 게다가 급반전되는 위기와 그것의 해결은 더 없이 진부하다. 긴장감 없는 에피소드의 연장 속에서 맞는 엔딩은 또 어떻고.
배우들의 연기력에는 구멍이 없지만 캐릭터 자체가 개성이 없어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무엇보다 동물원을 배경으로 하지만 정작 동물을 볼 기회가 없어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지점도 찾기 힘들다. 가족 영화로 보기에는 스토리가 엉성해 감동 지수가 낮고 기대했던 코미디 지수도 낮아 아쉽다. 12세관람가지만 타켓 층을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분명한 관전 포인트가 없다. 고도의 특수분장과 CG로 들인 공도 별 효과를 내진 못한다.
오는 15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1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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