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주가가 최근 강세를 보이자 실질적인 지주사격인 삼성물산의 주가도 덩달아 강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오후 2시 30분 현재 삼성물산은 전일 대비 3000원(2.82%) 오른 10만9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물산 주가는 올해 연초 이후 여러 이슈에 휩싸이면서 뜻하지 않은 홍역을 치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관련한 국정농단 재판 파기환송심,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소송 등이 불확실성을 키운 가운데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 넘게 감소하는 등 실적도 부진했다. 이 탓에 연초 12만원을 넘었던 주가는 지난 8월 8만4000원선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삼성물산 주가는 10% 이상 상승하며 재차 도약에 나서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5.8%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삼성물산이 보유한 주요 계열사들의 지분 가치가 상승한 점이 삼성물산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5.0%, 삼성SDS 17.1%, 삼성생명 19.3%, 삼성엔지니어링 7.0%, 삼성바이오로직스 4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에 이번 달 들어 12% 넘게 올랐다. 이날은 5만69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 5만7300원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2017년 11월에 기록한 사상 최고가 5만7520원 돌파도 가시권에 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가치는 16조8600억원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도 지난 9월 이후 35% 가량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28조4500억원까지 증가해 삼성물산의 보유 지분 가치도 12조3400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 가치만 더해도 29조2000억원으로 삼성물산의 현재 시가총액 20조7700억원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가 연초대비 각각 40% 넘게 상승했기 때문에 삼성물산의 지분가치가 부각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라며 "삼성그룹 실질적인 지주회사인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계열사 지분가치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지만 이러한 요인들이 점차적으로 해소되면서 주가 상승의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삼성물산의 새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삼성물산 주가를 견인하는 한 요인으로 꼽힌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2017~2019년까지 주당 20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는데 이를 기준으로 한 올해 배당수익률은 1.9%로 지주사 가운데 CJ와 함께 가장 낮은 수준"이라면서 "하지만 내년 1분기 중 향후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의 내용이 새로발표될 예정으로 배당금 증액 등 주주환원 강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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