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음원강자 크러쉬(본명 신효섭, 27)가 돌아왔다. 5년 6개월 만에 내놓은 두번째 정규앨범 프롬 니드나잇 투 선라이즈를 통해 얻은 성과는 기존 음원 성적을 뛰어넘어 R&B라는 그만의 아이덴티티를 공고히함으로써 믿고 듣는 뮤지션임을 입증했다는 점이다.
이달 초 공개된 크러쉬 정규 2집 프롬 미드나잇 투 선라이즈(From Midnight To Sunrise)는 2014년 6월 발표한 정규 1집 크러쉬 온 유(Crush On You) 이후 5년 6개월 만에 발표하는 정규앨범이라는 점에서 발매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간 음악 행보는 꾸준했으나 정규 앨범 발매는 5년 반 만이라는 점에서 남다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설레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한다"고 밝힌 크러쉬는 "신곡으로만 꽉 채운 앨범이고, 3년이라는 기간에 걸쳐 완성한 앨범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굉장히 소중한 앨범이기도 하다"고 앨범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드러냈다.
총 12곡으로 채워진 이번 앨범은 하루라는 테마 아래 하루의 시작과 끝을 순차적으로 배열, 스토리텔링을 담아낸 앨범이다. 크러쉬는 "열두 트랙을 한꺼번에 작업했다기 보다는, 3년이라는 시간 동안 프로젝트성으로 곡을 발매하는 중 계속 작업해왔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점은 수록곡의 시간적 순서의 배경이다. 그는 "가령 선셋 같은 경우 해질 녘 녹음했고, 11번 슬립 노 모어는 환하게 떠 있는 달을 보면서 외로이 녹음을 하기도 했다. 일부러 의도한 건 아니지만 그런 무드들이 다 맞아 떨어졌던 것 같다. 더 시간적인 배경이 확실하게 묘사됐을 것이라는 생각도 조심스럽게 해본다"고 말했다.
타이틀곡은 90년대 R&B에 기반을 둔 얼론(Alone)과 위드 유(With You) 두 곡이 더불 타이틀곡으로 낙점됐다.
더블 타이틀곡을 내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크러쉬는 "나에게 의미 있는 두 곡이기 때문이다. 앨범에서 모든 수록곡이 소중하지만 가장 애정하는 곡이기 때문에 더블 타이틀곡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어론에 대해 크러쉬는 "굉장히 지치고 힘들고 외로웠을 시기에, 음악으로 위로받고 치유 됐던 것처럼 나도 내 음악으로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뮤지션이 되고 싶었던 마음 그리고 메시지를 담은 노래"라고 말했다.
타이틀곡 외에도 자이언티와 호흡을 맞춘 잘 자도 화제에 오른 곡이다. 크러쉬는 "반려견과 교감하면서 아이디어를 떠올린 곡"이라며 "먼 훗날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내 2세를 낳았을 때, 아빠가 음악가였고 이런 음악을 했다는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해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그걸 음악으로 들려주는 게 맞겠다 싶어서 여러 키워드를 가지고 만든 노래"라고 소개했다.
자이언티와의 작업은 무려 4년 만이다. 크러쉬는 "7년 전 나는 완전 무명이었고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고 있었는데, 형에게 내가 만든 음악 데모를 보내면서 교류를 시작해 그 때부터 친해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형과 4년 만에 작업했는데, 서로를 잘 파악하고 있어서 행복하게 작업했다"고 말했다.
웨이크 업으로 호흡을 맞춘 딘과의 작업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크러쉬는 "딘의 목소리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크러쉬와 딘의 만남에 대한 청자들에게 큰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협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작업은 철저히 비대면으로 진행됐다고. 크러쉬는 "만나서 작업하진 않았다. 원래 친한데 바쁘다는 핑계로 얼굴은 못 봤다"고 너스레 떨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너무 밸런스와 하모니를 맞출 수 있을지를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완성도 있게 나온 것 같다"고 자신했다.
1집에 이어 2집에서도 R&B에 탐닉하며 그 자신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한 크러쉬. 그는 "취미로 LP를 수집한 지 3년 정도 되어간다. 처음에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한 방식으로 음악을 접하고 듣는 것에 굉장히 큰 매력을 느꼈는데 계속 듣다 보니 점점 더 과거의 음악들과 문화들의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처음엔 90년대 위주로 듣다 지금은 70, 80년대 흑인음악까지 찾아 듣게 됐다"고.
흑인음악이 크러쉬에게 어떤 매력으로 다가온 걸까. 크러쉬는 "뻔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기승전결이 확실한 것 같다"며 자기만의 음악적 소신을 드러냈다.
"요즘은 순환이 빠르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가야 하는 것도 뮤지션의 숙명이긴 하겠지만, 요즘 해외 음악 보면 2분이 채 안 되는 곡들도 나온다. 그런데 90년대 음악들은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그 안에서의 드라마와 메시지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악기 소스들도 요즘 것과 달리 아날로그 신시사이저 빈티지 느낌이 큰 것 같다. 뉴잭스윙, 슬로우잼 등 90년대 유행했던 음악 장르 중에서도 왜 알앤비였냐 하면, 코드 보이싱이라던가 코러스를 쌓는 방식 등이 굉장히 아름답고 화려하고, 잔향이 짙고 깊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psyon@mk.co.kr
사진제공|피네이션[ⓒ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음원강자 크러쉬(본명 신효섭, 27)가 돌아왔다. 5년 6개월 만에 내놓은 두번째 정규앨범 프롬 니드나잇 투 선라이즈를 통해 얻은 성과는 기존 음원 성적을 뛰어넘어 R&B라는 그만의 아이덴티티를 공고히함으로써 믿고 듣는 뮤지션임을 입증했다는 점이다.
이달 초 공개된 크러쉬 정규 2집 프롬 미드나잇 투 선라이즈(From Midnight To Sunrise)는 2014년 6월 발표한 정규 1집 크러쉬 온 유(Crush On You) 이후 5년 6개월 만에 발표하는 정규앨범이라는 점에서 발매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간 음악 행보는 꾸준했으나 정규 앨범 발매는 5년 반 만이라는 점에서 남다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설레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한다"고 밝힌 크러쉬는 "신곡으로만 꽉 채운 앨범이고, 3년이라는 기간에 걸쳐 완성한 앨범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굉장히 소중한 앨범이기도 하다"고 앨범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드러냈다.
총 12곡으로 채워진 이번 앨범은 하루라는 테마 아래 하루의 시작과 끝을 순차적으로 배열, 스토리텔링을 담아낸 앨범이다. 크러쉬는 "열두 트랙을 한꺼번에 작업했다기 보다는, 3년이라는 시간 동안 프로젝트성으로 곡을 발매하는 중 계속 작업해왔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점은 수록곡의 시간적 순서의 배경이다. 그는 "가령 선셋 같은 경우 해질 녘 녹음했고, 11번 슬립 노 모어는 환하게 떠 있는 달을 보면서 외로이 녹음을 하기도 했다. 일부러 의도한 건 아니지만 그런 무드들이 다 맞아 떨어졌던 것 같다. 더 시간적인 배경이 확실하게 묘사됐을 것이라는 생각도 조심스럽게 해본다"고 말했다.
타이틀곡은 90년대 R&B에 기반을 둔 얼론(Alone)과 위드 유(With You) 두 곡이 더불 타이틀곡으로 낙점됐다.
더블 타이틀곡을 내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크러쉬는 "나에게 의미 있는 두 곡이기 때문이다. 앨범에서 모든 수록곡이 소중하지만 가장 애정하는 곡이기 때문에 더블 타이틀곡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어론에 대해 크러쉬는 "굉장히 지치고 힘들고 외로웠을 시기에, 음악으로 위로받고 치유 됐던 것처럼 나도 내 음악으로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뮤지션이 되고 싶었던 마음 그리고 메시지를 담은 노래"라고 말했다.
가수 크러쉬는 새 앨범 `프롬 미드나잇 투 선라이즈`를 통해 하루의 특정 시간들의 감상을 음악으로 옮겼다. 제공|피네이션
또 다른 타이틀곡 위드 유는 "완전한 사랑을 담은 내용의 곡이다. 영원을 약속할 수 있을 만큼의 약속 같은 내용을 담은 노래"라고 소개했다. 뮤직비디오에는 이제훈, 이주영이 열연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타이틀곡 외에도 자이언티와 호흡을 맞춘 잘 자도 화제에 오른 곡이다. 크러쉬는 "반려견과 교감하면서 아이디어를 떠올린 곡"이라며 "먼 훗날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내 2세를 낳았을 때, 아빠가 음악가였고 이런 음악을 했다는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해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그걸 음악으로 들려주는 게 맞겠다 싶어서 여러 키워드를 가지고 만든 노래"라고 소개했다.
자이언티와의 작업은 무려 4년 만이다. 크러쉬는 "7년 전 나는 완전 무명이었고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고 있었는데, 형에게 내가 만든 음악 데모를 보내면서 교류를 시작해 그 때부터 친해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형과 4년 만에 작업했는데, 서로를 잘 파악하고 있어서 행복하게 작업했다"고 말했다.
웨이크 업으로 호흡을 맞춘 딘과의 작업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크러쉬는 "딘의 목소리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크러쉬와 딘의 만남에 대한 청자들에게 큰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협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작업은 철저히 비대면으로 진행됐다고. 크러쉬는 "만나서 작업하진 않았다. 원래 친한데 바쁘다는 핑계로 얼굴은 못 봤다"고 너스레 떨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너무 밸런스와 하모니를 맞출 수 있을지를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완성도 있게 나온 것 같다"고 자신했다.
1집에 이어 2집에서도 R&B에 탐닉하며 그 자신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한 크러쉬. 그는 "취미로 LP를 수집한 지 3년 정도 되어간다. 처음에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한 방식으로 음악을 접하고 듣는 것에 굉장히 큰 매력을 느꼈는데 계속 듣다 보니 점점 더 과거의 음악들과 문화들의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처음엔 90년대 위주로 듣다 지금은 70, 80년대 흑인음악까지 찾아 듣게 됐다"고.
흑인음악이 크러쉬에게 어떤 매력으로 다가온 걸까. 크러쉬는 "뻔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기승전결이 확실한 것 같다"며 자기만의 음악적 소신을 드러냈다.
"요즘은 순환이 빠르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가야 하는 것도 뮤지션의 숙명이긴 하겠지만, 요즘 해외 음악 보면 2분이 채 안 되는 곡들도 나온다. 그런데 90년대 음악들은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그 안에서의 드라마와 메시지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악기 소스들도 요즘 것과 달리 아날로그 신시사이저 빈티지 느낌이 큰 것 같다. 뉴잭스윙, 슬로우잼 등 90년대 유행했던 음악 장르 중에서도 왜 알앤비였냐 하면, 코드 보이싱이라던가 코러스를 쌓는 방식 등이 굉장히 아름답고 화려하고, 잔향이 짙고 깊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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