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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임새 있는 ‘천문’, 그 틈새 사이로 피어난 의문 [M+Moview]
입력 2019-12-26 12:01 
‘천문 하늘에 묻는다’ 리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짜임새 있는 웰메이드 사극 ‘천문 하늘에 문는다가 세종과 장영실을 재해석해내며 신선한 시각을 선보였다. 그러나 러닝타임 내내 비집고 들어오는 몇 가지의 의문은 막을 수 없었다.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감독 허진호, 이하 ‘천문)은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 분)과 장영실(최민식 분)의 만남부터 장영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기 전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천문은 안여(安與) 사건이 발생하게 되는 4일간의 이야기를 드라마틱하게 그려내며 세종과 장영실의 이야기의 중심축을 바로 세웠다.

이 영화는 허진호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묻어나 있다. 고증을 통해 펼쳐지는 짜임새가 있는 전개는 세종과 장영실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선사한다.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었던 업적 외 세종과 장영실,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들여다봤다는 점에서 다른 작품들과는 차별성을 지니고 있다.


다만 문풍지에 별을 그리거나 함께 누워 별을 바라보는 모습 등은 제작진과 배우들의 의도는 없었으나 로맨틱하게 그려진 탓에 ‘선을 넘는 로맨스로 비춰지기도 한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행복 등 멜로 멜로의 장인인 허 감독의 장기가 여기서 두드러진 것이다. 다소 관객들의 혼돈이 있었으나 세종과 장영실의 새로운 모습은 흥미를 이끌기 충분하다.

또한 물시계의 초창기 모습, 조선의 하늘을 열었던 천문기구인 소간의, 대간, 혼천의, 자격루, 양부일구 등을 재연해내 영화를 보는 내내 감탄케 한다. 허 감독은 생동감을 주기 위해 오랜 시간동안 심혈을 기울였다는 전언이다.

이처럼 ‘천문은 웰메이드 사극들의 요소들이 가득했으나 그 안에서 몇 가지의 의문이 솟아났다. 길게 느껴지는 132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최선이었는지 말이다. 세종과 대신들의 갈등하는 장면은 루즈하게 풀어져 지치게 만든다. 또한 세종과 장영실의 관계를 그들의 순진무구함과 순수한 열정으로 표현했다고 했다지만 과함이 있지 않았나 싶다. 조금 더 담백하게 그려냈다면 관객들을 이해시키는데 수월하지 않았을까 싶다. 26일 개봉.

MBN스타 대중문화부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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