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주친화` 현대모비스…그룹 대장株 넘본다
입력 2019-12-25 17:09 
현대모비스가 현대자동차 시가총액에 근접했다. 코스피 시총 순위는 1년 새 15위에서 7위로 뛰어 현대차 바로 다음 순위에 올랐다. 주주환원 정책과 지주사 전환 이슈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전일 대비 0.96% 내린 25만7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시총은 24조5414억원으로, 현대차에 이은 코스피 7위다. 현대차와의 차이는 1조5260억원에 불과하다. 현대모비스 시총은 올해 1월 2일 18조원으로 코스피 15위였다. 당시 주가는 18만5000원으로, 연초 이후 상승률만 40%에 이른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임은영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2020년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시가총액을 넘어 그룹 내 최상위 업체 위치를 다져갈 것"이라며 "이 회사 매력은 배당성장주, 지배구조 기대감, 전동화 부품 사업 성장"이라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주가 상승에는 주주가치 제고 정책도 한몫했다. 현대모비스는 9월 30일부터 지난 19일까지 자기주식 130만주를 장내에서 취득했다. 3224억7600만원 규모이며, 자기주식 보유 비율은 1.96%다. 매입한 자기주식 중 625억원어치는 소각 예정이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올해 초 3년간 총 1조원 규모 자기주식을 매입하며, 매년 발행주식 대비 1.5% 수준의 매입을 계획한다고 밝혔다. 자사주 매입은 유통주식 수 감소에 따른 주당순이익(EPS) 증가로 이어진다. 4월엔 기존 보유 자기주식 200만주(2.1%)를 소각했다. 6월에는 최초로 주당 1000원 규모 분기 배당도 실시했다.
임 연구위원은 "현대모비스는 지난 5년간 실적 부진에도 배당을 축소하지 않고 늘려 왔다"며 "향후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을 감안할 때 현대모비스 주주환원 정책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이 실적을 회복하면서 내년엔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할 가능성도 예측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모비스를 지주회사격 지배회사로 만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큰 변화가 없다면 현대모비스가 그룹 지배회사가 되는 현재 계획이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주주가치를 높이는 조치들이 이어진다면 현대모비스의 매력은 한층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지주회사가 된다고 해서 반드시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어떤 방법을 쓰느냐에 따라서 주가 상승 모멘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부품 성장 속도도 눈에 띈다. 3분기 현대모비스 전기차 부품 매출은 1조9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7.4% 증가했다. 판매단가가 높은 순수 전기차 부품 판매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임 위원은 "현대차는 내년부터 2025년까지 전기차에 9조7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으로, 이는 모비스의 전동화 부품 매출 고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전망도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현대모비스 매출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39조9000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6400억원이다. 올해 컨센서스는 매출 37조7000억원, 영업이익 2조3600억원이다.
현대모비스의 과제는 비현대차그룹 비중 확대다. 지난해 기준 모듈과 핵심 부품의 현대·기아차 공급 비중은 93%에 이른다. 그룹사 지원 중심의 구조로, 2016년 이후 완성차 물량이 감소하며 현대모비스 실적도 동반 하락했다. 현대·기아차 생산대수는 2016년 789만대에서 2018년 735만대로 2년 새 6.8% 줄었다. 이 기간 현대모비스 매출은 8.1%, 영업이익은 30.3% 하락했다. 회사 관계자는 "핵심 부품 경쟁력 확보 등을 통한 비계열사 시장 확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14억7900만달러 규모 부품을 수주했으며, 연간 목표는 21억1600만달러다.
[정승환 기자 / 우제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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