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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가요결산③]강다니엘·TS ‘계약 분쟁’→박경 ‘사재기 의혹’...쉴 틈 없는 ‘소송 전쟁’
입력 2019-12-24 07:01 
올 한해 가요계에는 전속계약 분쟁과 음원사재기 의혹을 둘러싼 송사가 이어졌다. 강다니엘, 슬리피, 박경(왼쪽부터). 사진|스타투데이 DB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다겸 기자]
2019년 가요계는 단언컨대 논란의 연속이었다. 바람 잘 날 없는 가요계라지만, 이보다 더 숨가쁜 해는 없었다. 연초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클럽 버닝썬 사태부터 단톡방 사태 그리고 마약까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 가려졌던 아이돌 스타들의 은밀한 범법 행위들이 마치 릴레이처럼 떠오르며 은퇴, 탈퇴 러시가 이어졌다.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리즈는 생방송 투표 조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메가톤급 충격을 줬고, 소속 가수들의 전속계약 분쟁이 소송으로 이어지며 불미스런 공방도 끊이지 않았다. 설리, 구하라 등 아이돌 출신 스타들은 생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채 하늘로 떠났고, 적지 않은 아이돌 가수들이 심리·정신적 문제를 호소하며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사건사고로 얼룩진 우울한 가요계였지만 반가운 소식도 있었다. 올해도 또 한 번 그 스스로를 뛰어넘은 월드스타 방탄소년단(BTS)의 활약과, 미스트롯으로 7년 무명을 딛고 대세스타가 된 송가인의 비상은 올 가요계 최고의 수확이자, 고마운 위로였다. 다사다난했던 2019 가요계를 되돌아본다.
가요계의 ‘전속계약 분쟁은 매해 빼놓을 수 없는 이슈다. 올해는 그룹 워너원 센터 출신으로 스타덤에 오른 강다니엘을 시작으로 TS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인 슬리피, 소나무, TRCNG가 연이어 소속사와 전속계약 분쟁을 벌이며 1년 내내 논란이 계속됐다. 아티스트들 간의 분쟁도 있었다. 발단은 그룹 블락비 멤버 박경이 SNS에 다른 가수들의 실명을 언급하며 ‘음원 사재기 의혹을 제기하면서부터였다. 이 글에 언급된 바이브와 송하예 등은 박경을 상대로 명예훼손 고소를 진행, ‘소송 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가수 강다니엘. 사진|스타투데이 DB
◆‘국민 센터 강다니엘, LM 전속계약 분쟁→연매협 중재로 ‘극적 타결
지난 3월 전해진 ‘국민 센터 강다니엘의 전속계약 분쟁 소식은 가요계의 뜨거운 이슈였다. 지난해 12월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 활동 종료 후 팬들이 강다니엘의 솔로 활동을 기다리고 있을 즈음, 전(前) 소속사 LM엔터테인먼트(이하 LM)와 잡음이 생긴 것. 당시는 강다니엘이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던 시기였기에 전속계약 분쟁 소식에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강다니엘 측은 전속계약 분쟁에 나서며 LM이 사전 동의 없이 강다니엘에 대한 전속계약상의 각종 권리를 제3자에게 유상으로 양도하는 공동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LM 측은 강다니엘이 공동사업에 대해 미리 인지하고 있었으며, 계약서 상 소속사 및 길종화 대표, 강다니엘의 의사에 반(反)해 진행할 수 있는 사업은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5월 강다니엘 측이 제기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전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LM 측이 재판부의 결정에 대해 이의 신청을 내고, 6월 항고장을 제출하며 법적 공방을 계속해서 이어갔다. 그 사이 강다니엘은 1인 기획사 커넥트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첫 번째 솔로 앨범 컬러 오브 미를 발표하는 등 독자행보에 나섰다.
6개월이 넘게 지속된 양 측의 갈등은 지난 9월 (사)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이하 연매협) 중재로 극적 타결됐다. 연매협 측은 LM은 연예 업계의 상생적인 대중문화산업 환경을 위해 강다니엘의 새로운 소속사와 새로운 활동을 양해하며, 인정하기로 했다”라고 강다니엘과 LM의 전속계약 분쟁이 마무리됐음을 공표했다.
강다니엘은 솔로 데뷔 후 아시아 팬 투어 등을 통해 팬들과 만났지만, 전속계약 분쟁을 이어온 만큼 음악방송 등에서는 얼굴을 보기 어려웠다. 연매협의 중재로 전속계약 분쟁이 마무리 돼 활발한 활동을 기대하던 차, 강다니엘은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을 호소하며 잠시 활동을 중단했다. 연말, 팬들은 미리 찍어둔 예능프로그램으로 강다니엘 활동 중단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가수 슬리피, TRCNG 태선·우엽, 소나무 수민·나현(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스타투데이 DB, SNS 캡처
◆소송, 또 소송”...TS엔터vs슬리피·소나무·TRCNG
TS엔터테인먼트(이하 TS)는 올 한해 유독 송사가 많았다. 회사를 이끌어온 전 대표가 지난해 갑자기 세상을 떠난뒤 소속 아티스트들의 전속계약 분쟁이 올해도 줄을 이었다. 슬리피를 시작으로 소나무 나현·수민, TRCNG 우엽·태선과도 전속계약 분쟁에 휘말렸다. 매니지먼트 업무를 보던 아티스트 중 그룹 시크릿 출신 정하나를 제외한 모든 팀에서 문제가 생긴 것.
처음으로 TS와의 전속계약 분쟁을 수면 위로 떠올린 아티스트는 슬리피다. 슬리피는 지난 5월 소속사가 정산 자료와 실물 계약서를 제공하지 않았고, 운영난 등으로 신뢰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라고 주장하며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대해 TS는 정산 자료를 제공했고 정확한 날짜에 정산금을 지급했다”라고 맞섰다. 재판부가 TS의 손을 들어주며 슬리피의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으나, 양측이 계약 종료에 합의하면서 슬리피는 PVO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하지만 양측의 법적 분쟁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TS 측이 슬리피가 그간 광고 수입 등을 소속사와 논의 없이 편취했다며 횡령 의혹을 제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예고한 것. 이에 슬리피도 저는 횡령을 하지 않았다. 이제는 오히려 제가 소송을 통하여 아직 받지 못한 돈들을 받고 저의 정당한 권리를 찾으려 한다”라고 맞불을 놨다. 양측은 현재까지도 SNS와 공식 자료 등을 통해 생활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슬리피뿐만 아니라 소나무 나현·수민과 TRCNG 우엽·태선 역시 TS와 전속계약 소송을 벌이고 있다. 나현·수민은 TS가 정산자료를 보여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슬리피와 같이 단전, 단수 등 생활고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숙소에서 쫓겨나기도 했다며 지난 8월 전속계약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TRCNG 우엽·태선은 회사의 매지니먼트 능력 상실과 더불어 미성년인 멤버들에 대한 상습아동학대와 특수폭행치상 등을 주장하며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있다.
소송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에 속단은 이르다. 하지만 소속 아티스트들과의 분쟁 소식이 연이어 보도되며 TS의 매니지먼트 능력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는 추락한 상황이다. TS가 이 위기를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가수 박경. 사진|스타투데이 DB
◆박경 ‘음원 사재기 의혹 실명 언급→명예를 건 법적 공방 시작
최근 몇 년간 가요계에는 음원 사재기가 의심되는 사례들이 여럿 존재했다. 하지만 심증만 있을 뿐, 그 실체를 밝히지 못해 ‘의혹으로 남았다. 하지만 그룹 블락비 멤버 박경이 지난달 자신의 SNS를 통해 음원 사재기 의혹과 관련 가수들의 실명을 언급하면서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박경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SNS에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라는 글을 게재해 파장을 몰고 왔다. 그간 사재기 문제를 비판하고 나선 이들은 많았지만, 가수의 실명을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음원 사재기의 실체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실명을 언급한 것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소속사 측은 박경의 SNS 글에 대해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는 없었으며, 현 가요계 음원 차트의 상황에 대해 발언을 한 것”이라며 즉각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해당 글이 빠르게 퍼져나가며, 이름이 거론된 가수들을 향한 일부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결국 실명이 언급된 모든 가수들은 사재기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박경에게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후 바이브와 송하예는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 등을 포함한 정보통신망법 위반죄로 박경을 고소했다. 이 과정에서 바이브는 허위 사실로 비롯된 피해자이자 동시에 가요계 선배로서 저희 또한 바이브의 음악 인생 전부를 걸고 명백하게 이 부분을 증명해 나갈 것”이라고 사재기 의혹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경의 음원 사재기 의혹 실명 언급이 법적 공방으로까지 이어진 가운데,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오른 ‘음원 사재기 의혹의 진실이 명확하게 밝혀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trdk0114@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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