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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1위 하나투어 품은 IMM…"IT 여행플랫폼으로 키운다"
입력 2019-12-23 21:14 
토종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전격적으로 하나투어 '구원투수'로 나선 것은 하나투어를 본격적인 '정보기술(IT) 여행 플랫폼' 기업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여행업계가 실적 부진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여행업계 '대장주'인 하나투어 위상을 감안하면 향후 얼마든지 턴어라운드할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IMM PE 관계자는 23일 매일경제와 전화 통화하면서 하나투어 최대주주 참여와 관련해 "오프라인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IT 투자를 통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온라인 여행 플랫폼으로 진화시켜 본격적인 IT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대일 무역 분쟁, 홍콩 시위 등으로 업황이 단기적으로 안 좋지만 중·장기적으로 한국에서 이만큼 고성장하는 산업이 없고, 업계 내 압도적인 영향력을 바탕으로 향후 턴어라운드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나투어 역시 IMM PE와 공동 경영을 통해 새로운 여행상품을 개발하는 등 '여행업계 트렌드'를 변모시킨다는 계획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국적에 관계없이 대부분 여행객은 글로벌 OTA(Online Travel Agency·온라인 여행사)를 이용하면서 여행업계 부담이 커졌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여행 플랫폼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존 여행업체들은 모객을 위한 구성 요소가 항공이나 숙박에 머물면서 관련 프로그램이 단순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같은 빈틈을 글로벌 OTA가 파고든 가운데 하나투어가 IMM PE와 손잡고 다른 여행업체들과 차별화에 나선다는 것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글로벌 현지 여행 콘텐츠를 직접 만들고 투자해 우리만의 플랫폼에서만 유통하는 상품을 만드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자체 제작한 여행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처럼 다른 글로벌 비즈니스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관광객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비즈니스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해 중국 관광으로 이끄는 등 내국인을 상대로 한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글로벌 관광객을 자체 여행 플랫폼으로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8283억원, 249억원을 기록한 국내 최대 여행업체다. 매출액 부문에서 업계 2위인 모두투어(3650억원)와 두 배 이상 격차를 보이고 있고, 영업이익(166억원) 역시 모두투어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IMM PE가 하나투어와 손잡은 것도 여행산업 성장성뿐만 아니라 업계 내 하나투어 위상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각종 대외 악재로 인해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점은 부담이다. 하나투어가 IMM PE와 공동 경영에 나선 것도 재무 부담에 따른 자금 수혈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올해 4분기 17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해 영업이익 29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할 전망이다. 하나투어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32억원을 기록했지만 2분기 영업이익이 36억원으로 감소한 이후 3분기와 4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손실이 이어지면서 올해 영업이익 역시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123억원으로, 전년(249억원) 대비 50.60% 감소가 예상된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 경제 제재 여파가 장기화하면서 10~12월 일본 패키지 예약률도 낮은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편이다. 일본 여행 수요 회복 여부가 실적과 주가를 상승시킬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우람 기자 /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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