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자금 빠져나간 유럽펀드…수익률 예상외 고공행진
입력 2019-12-23 17:46  | 수정 2019-12-23 22:45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투자자들 관심에서 한동안 멀어졌던 유럽 펀드가 예상외로 선전하고 있다.
설정액 감소폭이 글로벌 펀드 가운데 가장 가팔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연초 이후 25%에 달하는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한 해 약진한 미국펀드와 중국펀드 바로 다음 가는 수준이다.
23일 한국펀드평가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럽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유럽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24.8%로 일본, 인도, 브라질, 베트남 등 상당수 글로벌 펀드를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유로존 위기론 영향으로 올 들어서만 설정액이 2400억원 이상 줄어들었지만 성과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특히 같은 기간 876억원이 유입되며 기대를 한몸에 모은 베트남 펀드가 3%대 수익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성과 측면에서 명암이 선명하다.
최근 유럽 증시는 경기 둔화 우려를 뒤로하고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스톡스50지수는 연초 이후 26%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미·중 무역갈등과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경감되면서 이달 들어 상승세가 가속화됐다. 미국과 유로존이 당분간 기준금리를 인상할 계획이 없음을 시사한 점도 투자자들 기대에 부응했다.

유로존 경기는 내년에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 완화가 경기 하단을 방어하는 한편 독일, 프랑스 등 각국에서 부양책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한국은행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내년 유로지역 경제는 대미 무역갈등 조짐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고용여건, 완화적 통화정책, 세계 교역 회복 등으로 올해 수준으로 성장세(1.2% 내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인베스트먼트 본부장은 "유럽 증시는 경기 둔화 우려를 반영해 작년 큰 폭으로 하락한 뒤 올 들어 미국 증시에 버금갈 정도로 선전하고 있다.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는 지난해 말 유럽 증시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상당분 선반영됐다"며 "ECB가 강도 높은 통화정책을 이어갈 예정인 만큼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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