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黃, 당 독식하려 들지말고 `강북 험지` 출마하라"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23일 "당에 인연도 없던 분들이 모여 30년 정통 정당을 독식하려 덤비는데 선거가 되겠냐"며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를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홍 전 대표는 23일 국민통합연대 창립대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요즘 (당이) 돌아가는 걸 보니 경쟁자 다 쳐내고 자기 혼자 독식하겠다고 한다"며 "이건 한국 정당사에 없던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원인이 뭐냐. 당이 쪼개진 원인이 뭐냐. 독식하려다 그렇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당을 독식하려는 건 당을 더 쪼그라뜨리는 일"이라며 "어리석은 생각으로 당을 운영하니 걱정이 태산"이라고 질타했다. 구체적으로 주어를 밝히진 않았지만 맥락상 황 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최근 황 대표 주도로 한국당이 극우화 되고 있단 지적에는 "사장했던 사람이 갑자기 머리띠 매고 노조위원장으로 변신해본들 국민들이 그걸 받아들이겠냐 걱정스럽다"며 "메신저와 메세지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옛날 YS와 DJ가 민주화 운동할 때는 메신저와 메세지가 일치하니 국민들이 감동을 먹은 것"이라며 "지금 한국당 지도부 행태를 보며 느끼는 건 여태껏 지내온 역사와 다르단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전 대표는 최근 당 지도부가 '유력인사 험지 출마론'을 거론하는 것에 대해 불쾌한 심정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그는 "우리당 국회의원은 서울과 경기 빼고 전부 자기 고향에서 국회의원을 하고 있다"며 "자기들은 고향에서 국회의원 하면서 고향가는 걸 반대하는 건 상식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당 대표 했으니 희생하라 얘기하는 사람은 희생을 한 일이 있냐"며 "왜 전직한테만 적용되고 현직한테는 적용이 안되냐"고 반문했다. 황 대표가 강북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는 의미냐고 묻는 질문에는 "우선 자기가 한번 모범을 보여봐라"며 "강북 험지에 출마 선언한 후 다른 모든 영남 사람들 고향 버리고 험지로 올라오라 얘기해야 설득력이 있다"고 답했다.
최근 당 지도부 내 유력인사가 험지 출마를 거부하면 공천을 배제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오가는 것에 대해서도 그는 "정치 A,B,C도 모르는 멍청한 주장"이라고 비난했다. 만약 공천 배제란 우려 상황이 실제 벌어지면 탈당할 것이냐는 질문에 홍 전 대표는 "그런 것 다 감안해서 정치합니다"라고 밝혔다.
[이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