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6살 때 길 잃고 미국에 입양된 아이…32년 만에 어머니와 상봉
입력 2019-12-23 14:34 
6살 때 길을 잃어버려 미국으로 입양된 손동석(37)씨가 23일 대구지방경찰청에서 어머니와 32년만에 재회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대구지방경찰청]

6살 때 대구에서 길을 잃어 미아가 된 아이가 미국에 입양된 후 32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주인공은 손동석(37·미국명 숀 페티프런)씨. 손씨는 23일 오전 대구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에서 생이별한 지 32년 만에 어머니, 형들과 재회했다. 손씨는 영어로 "정말 많이 보고 싶었다. 오랫동안 찾고 싶었다"며 그리웠던 어머니 품에 안겼다.
한눈에 그를 알아본 어머니 김모(63)씨는 손씨를 얼싸안으며 "얼마나 보고싶었는지 모른다"며 "와줘서 고맙다"고 울음을 터트렸다.
손씨는 1987년 2월 11일 대구 동부정류장(옛 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미아로 발견돼 대성원(현재 대구아동복지센터)에 입소했다.

이에 이듬해 6월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 위스콘신으로 입양됐다. 경북 영천에 살았던 그는 당시 출근한 엄마를 찾으려고 버스를 탔다가 길을 잃고 대구까지 온 것으로 알려졌다.
모자 간의 극적인 상봉은 미국에 있던 손씨가 대구 경찰에게 "가족을 찾아달라"는 이메일을 보낸 것이 계기가 됐다. 손씨는 대구지방경찰청 소속 장기실종수사팀이 많은 해외입양인들의 가족을 찾아준 사례를 알게 됐고 도움을 요청했다.
수사팀은 실종아동의 입양기록을 확인하던 중 실종 당일 대구동부정류장에서 발견된 6살 아이가 대구아동복지센터에 입소한 것을 확인하고 실제 이름이 '손동석'임을 알아냈다. 이어 수사팀은 국제우편으로 DNA를 송부받아 어머니인 김씨 DNA와 비교해 가족 관계인 것을 확인했다.
가족들은 "32년 동안 하염없이 찾았는데 믿기지 않는다"며 경찰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지난 1월에도 38년 전 예식장에서 길을 잃어 미국으로 입양된 가족을 찾아주는 등 현재까지 해외입양아동 26명을 상봉하게 해 줬다"며 "실종돼 해외로 입양 간 아동들이 한국으로 오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국제우편 등으로 해외입양아동 110명의 DNA를 송부 받아 등록하는 등 실종 정책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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