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교황 "가톨릭교회 200년 뒤처져…시대적 변화 순응해야"
입력 2019-12-23 08:29  | 수정 2019-12-30 09:05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교황청의 보수 관료들에게 시대적 변화를 거부하지 말라고 재차 주문했습니다.

교황은 현지시간으로 21일 교황청 관료 조직인 '쿠리아'(Curia)를 대상으로 한 연례 성탄 강론에서 서구 사회에서 그리스도 신앙이 점점 옅어지는 현실을 언급하며 이같이 강조했다고 dpa 통신 등이 전했습니다.

세속화한 서구에서 가톨릭이 점점 영향력을 잃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시대적 변화에 순응해야 교회를 다시 매력적으로 만들고 복음의 임무도 완수할 수 있다고 교황은 역설했습니다.

그러면서 "전통은 정적인 게 아니라 역동적인 것"이라는 논리를 설파했습니다.


교황은 2012년 선종한 카를로 마리아 마르티니 추기경이 생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톨릭교회는 200년 뒤처져있다. 왜 우리는 자신을 일깨우지 않나. 무엇이 두려운가"라고 일갈한 점을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마르티니 추기경은 이탈리아 밀라노 대주교 출신으로 가톨릭 교계에서 진보적 그룹을 대변해온 인물입니다. 잠재적 교황 후보로도 거론됐으나 파킨슨병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래 지속해서 교황청 관료 조직의 혁신과 변화를 추진해왔습니다. 조직 보호를 우선시하는 보수적 관료주의를 타파하고 전적으로 복음에만 집중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대대적인 쿠리아 직제·조직 개편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교황은 성탄절을 앞두고 쿠리아 관료들을 상대로 성탄 강론을 해왔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경우 변화를 거부하는 추기경과 관료 집단을 질책하는 수단으로 이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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