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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방송결산①]드라마, ‘SKY캐슬’ 열고 ‘동백꽃 필 무렵’ 닫았다
입력 2019-12-23 07:01 
2019년 한 해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안겨준 드라마들. 제작비를 앞세운 대작이 고전한 가운데, 탄탄한 스토리로 승부한 내실 있는 드라마들이 사랑 받았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2019년 방송가는 막대한 제작비를 내세운 대작 드라마가 줄을 이었다. 그러나 모든 대작 드라마가 큰 힘을 쓰진 못했다. 500억 넘게 쏟아 부은 아스달 연대기는 3부로 나눠 방송하는 회심의 편성에도 불구, 끝내 회생하지 못한 채 제대로 자존심을 구겼고 250억원 대 투자 및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배가본드는 이렇다 할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채 두자릿수 시청률로 체면치레 하는 데 그쳤다. 몸집만 불린 드라마가 아닌, 극본-연출-연기 모두 시청자의 입맛을 충족시킨 작품들이 시청자의 최종 선택을 받은 위너였다.
강렬한 인상과 재미를 안긴 `SKY캐슬`(왼쪽), `우아한 가`. 제공| JTBC, MBN
◆ 상반기 ‘스카이캐슬, 하반기엔 ‘우아한 가까지…종편 약진
2019년의 문을 활짝 연 건 지상파 드라마가 아니었다. tvN ‘도깨비(2016)가 갖고 있던 비지상파 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을 깨고 새로운 전설을 써내려간 JTBC ‘SKY캐슬(23.8%)이 단연 2019년 상반기 최고의 히트작이었다. SKY 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 드라마. 시청률, 화제성을 모두 잡은 국민드라마 ‘SKY 캐슬은 2019년 제 55회 백상예술대상도 휩쓸었다.
이어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의 김혜자는‘백상예술대상 대상 수상의 영광을 거머쥐었다. 대상 수상 당시 김혜자는 드라마 엔딩의 내레이션으로 역대급 대상 소감을 남기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하반기엔 MBN ‘우아한 가가 존재감을 과시했다. 우아한 가는 대한민국 상위 1% 재벌가에 숨겨진 은밀한 비밀과 거대한 기업의 부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오너리스크 팀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첫 회 시청률 2.7%(닐슨코리아)로 시작한 ‘우아한 가는 통쾌한 전개로 입소문을 타며 5회에서 3.7%, 9회차에서 5%, 후반부에는 7~8%대의 시청률을 기록, 마지막회는 MBN 8.5%, 드라맥스 1.6%를 기록, 합산 시청률 10.1%를 돌파하는 등 유종의 미를 거두며 종영했다. 오너리스크 팀 팀장 한제국(배종옥 분) 캐릭터는 역대급 여성 캐릭터로 남을 만하다.
KBS에서 사랑 받은 `왜그래 풍상씨`(왼쪽), `동백꽃 필무렵`. 제공| KBS
◆ ‘왜그래 풍상씨→‘동백꽃 필 무렵…지상파 체면 살린 KBS
KBS는 지상파의 체면을 살렸다. 상반기에는 유준상이 출연한 문영남 작가의 ‘왜 그래 풍상씨가, 하반기에는 공효진 강하늘이 주연한 임상춘 작가의 ‘동백꽃 필 무렵이 각각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화제몰이를 했다.
상반기 방송된 ‘왜그래 풍상씨는 동생 바보로 살아온 중년남자 풍상씨(유준상 분)와 등골 브레이커 동생들의 아드레날린 솟구치는 일상과 사건 사고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긴 드라마. 재미와 감동의 정점을 찍는 가족 드라마라는 호평 세례 속에 단숨에 동 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라선 ‘왜그래 풍상씨는 22.7%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하반기 방송된 동백꽃 필 무렵은 편견에 갇힌 맹수 동백(공효진 분)을, "사랑하면 다 돼!"라는 무조건적인 응원과 지지로 깨우는 황용식(강하늘 분)의 폭격형 로맨스와 더불어 동백과 용식을 둘러싼 이들이 "사랑 같은 소리 하네"를 외치는 생활 밀착형 치정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멜로와 스릴러를 씨줄날줄로 엮은 스토리로 감동과 위로, 달달함과 오싹한 추리의 재미까지 안겨주며 최고 23.8%의 시청률을 기록,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상반기의 ‘닥터 프리즈너나 하반기의 ‘조선로코-녹두전 역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KBS 주말드라마는 여전히 높은 시청률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최수종이 출연한 ‘하나뿐인 내편이 49.4%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웃음을 안긴 `열혈사제`(왼쪽), 고정팬을 낳은 `검법남녀 시즌2`. 제공| SBS, MBC
◆ SBS ‘열혈사제, MBC ‘검법남녀 시즌2 흥행 성공했지만…
SBS는 간간이 히트작을 내놓았다. 상반기에 금토드라마를 신설해 반전을 꾀했다. 김남길 김성균 이하늬가 출연한 ‘열혈사제는 정의로운 다혈질 가톨릭 사제가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며 정의를 실현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평범한 권선징악을 그린 작품과는 달랐다. 열혈사제는 사제복을 벗고 직접 범인을 추격하는 가톨릭 신부의 정의 실현, 특수팀 검사와 함께 살인 사건을 파헤친다는 스토리로 식상한 복수극이라는 편견을 깼다. 최고 시청률 22.0%를 기록하며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았다.
반면, 250억원 제작비를 들인 이승기 배수지 주연의 ‘배가본드는 투자 대비 아쉬운 마무리를 했다. 배가본드는 민항 여객기 추락 사고에 연루된 한 남자가 거대한 국가 비리를 파헤치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이다.
MBC는 지상파 드라마 중 가장 저조했다. 상반기 이렇다할 드라마를 내놓지 못한 MBC는 ‘9시 드라마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내놓으며 반전을 꾀했다. 특히 ‘검법남녀가 지상파 시즌제 드라마 시대를 여는 데 공헌했다. ‘검법남녀2는 지난해 7월 종영한 ‘검법남녀의 두번째 시즌으로 법의학자 백범(정재영 분)과 열혈 신참검사 은솔(정유미 분)의 공조를 다룬 수사 장르물이다. 검법남녀2는 MBC 첫 시즌제 드라마이자 월화드라마 중 처음으로 오후 8시 55분 방송된 작품으로 실험적인 시도에도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9.5%를 기록하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이외에도 한지민 정해인 주연의 ‘봄밤과 김혜윤 로운 이재욱 주연의 ‘어쩌다 발견한 하루가 잔잔하게 화제를 모았다.
아이유와 여진구의 호흡이 돋보인 `호텔 델루나`. 제공| tvN
◆ 화제성만 잡은 tvN, ‘호텔 델루나 선방…新드라마 왕국 체면 구겼다
새로운 드라마왕국으로 떠오르며 비지상파 전성시대를 이끈 tvN은 2019년 제대로 체면을 구겼다. 첫 시작인 왕이 된 남자는 최고 10.9%를 기록했지만 이후엔 줄줄이 기대만한 시청률을 내놓지 못하며 흥행에 실패했다.
특히 가장 기대를 모았던 ‘아스달 연대기의 흥행 실패가 컸다. ‘아스달 연대기는 태고의 땅 ‘아스에서 서로 다른 전설을 써가는 영웅들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대한민국 최초로 상상속에서 존재하던 태고 시대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았다. 540억원이라는 엄청난 제작비를 쏟아부은 ‘아스달 연대기는 시청률 10%를 돌파하지 못하며 제대로 체면을 구겼다.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은 주가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하반기엔 아이유 여진구 주연의 ‘호텔 델루나가 선방하며 tvN의 구겨진 체면을 조금은 살려놨다. ‘호텔 델루나는 엘리트 호텔리어가 운명적인 사건으로 호텔 델루나의 지배인을 맡게 되면서 달처럼 고고하고 아름답지만 괴팍한 사장과 함께 델루나를 운영하며 생기는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아이유(이지은), 여진구가 기대 이상의 케미를 보여준 ‘호텔 델루나는 12.0%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tvN의 마지막 희망은 현빈 손예진 주연의 ‘사랑의 불시착이다. ‘사랑의 불시착은 어느 날 돌풍과 함께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손예진 분)와 그녀를 숨기고 지키다 사랑하게 되는 북한 장교 리정혁(현빈 분)의 절대 극비 로맨스다. 과연 ‘사랑의 불시착이 흥행에 성공하며 구겨진 tvN의 체면을 살려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hinye@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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