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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잉여현금 `뚝`…"그래도 배당 안줄일것"
입력 2019-12-22 17:17  | 수정 2019-12-22 20:54
현대자동차의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프리캐시플로)이 올해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배당 등 주주친화정책은 기존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22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현대차 잉여현금흐름은 지난해 2390억원에서 올해 -3조2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2390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통상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현금흐름(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에서 시설투자로 대표되는 자본적 지출(CAPEX) 등을 뺀 것이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에 현금이 얼마나 순유입됐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배당 재원 등으로 사용된다.
삼성증권은 올해 영업현금흐름 3조470억원에서 CAPEX 4조4980억원과 연구개발 자산화 1조7490억원을 뺀 금액을 현대차 잉여현금흐름으로 추정했다. CAPEX엔 경상투자와 전략적 지분투자가 포함됐다.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은 올해부터 2021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2020년 -1조5000억원, 2021년 -2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임은영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 예산 감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61조1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연평균 10조원 수준이다.

이 같은 증권가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주주환원정책을 계속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2014년 말 주주환원 확대 추진 발표 이후 올해에는 2018사업연도 기말배당 8003억원과 중간배당 2630억원 등 1조원이 넘는 배당을 실시했다. 올해도 보통주의 주당 배당금은 4000원에 달했다.
잉여현금흐름 대비 배당액 비중은 2017년 51%에서 지난해 447%로 크게 뛰었다. 순이익이 약 3000억원 감소했는데, 배당총액은 비슷했기 때문이다.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라도 이익잉여금이 충분하면 배당이 가능하다.
현대차는 최근 내년 3월까지 총 33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올해 자사주 3304억원어치를 매입했다. 자사주 매입은 유통주식 수 감소에 따른 주당순이익(EPS) 증가로 이어진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 발표 후인 지난 5일 11만8000원에 머물던 현대차 주가는 지난 20일 12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보름 새 5% 상승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시장친화적 주주환원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며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2022년 이후 본격 현금흐름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잉여현금흐름은 2022년 1조4000억원, 2023년 2조4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올해 말 기준 현대차 순현금은 약 11조원에 달한다.
현대차는 올해와 2020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매출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104조9200억원, 영업이익 추정치는 3조5500억원에 이른다. 내년도 컨센서스는 매출 108조7300억원, 영업이익 4조7300억원이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6조8100억원, 2조2400억원에 그쳤다.
향후 6년간 60조원대 투자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에만 투자 부담이 집중된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 측은 "2022년까지 손익 회복 가속화로 안정적인 미래 투자 재원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설립, 자율주행차 개발 등에 총 61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 <용어 설명>
▷ 잉여현금흐름(FCF·Free Cash Flow) : 기업이 사업으로 벌어들인 현금 가운데 영업비용, 설비투자액, 세금 등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을 뜻한다. 잉여현금흐름은 배당금 또는 기업의 저축, 인수·합병, 자사주 매입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정승환 기자 / 우제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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