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2·16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 '뚝'…일단 관망세
입력 2019-12-22 11:38  | 수정 2019-12-29 12:05

정부의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발표된 지 일주일을 맞은 가운데 이번 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강남권 아파트 시장은 일단 거래가 중단된 가운데 관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집주인들은 매도, 보유 여부를 놓고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바쁘고, 매수 예정자들은 집값 하락을 기대하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입니다.

대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비강남권의 일부 중고가 아파트 중에는 반사이익을 기대해 호가를 높이겠다는 매도자도 있었지만 대체로 대책의 파장을 관망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자산가들은 별로 세금 걱정을 하지 않지만 오래전부터 이곳에서 실거주해온 은퇴자 등은 보유세 부담이 세다고 말한다"며 "다만 세무사 상담 등을 거쳐 의사 결정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매수자들도 일단 관망하면서 한동안 '거래 절벽'이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걱정하는 집주인은 늘었는데 아직 당장 팔겠다고 추가로 내놓는 매물은 거의 없다"며 "다만 가격 하락 기대감으로 매수세도 위축돼 있어 한동안 거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잠원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대책 발표 이후 매수자만 있으면 추가로 가격 조정을 해주겠다는 집주인도 있지만 대부분은 관망세"라며 "상당수 대출이 막힌 상태에서 매물을 내놓는다고 팔리겠냐며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했습니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양천구 목동 아파트 단지도 대책 발표 이후 거래가 뚝 끊겼습니다.

아직 재건축 첫 단추도 못 끼운 곳이라 분양가 상한제 영향은 없고 대출·세금 강화로 일단 관망하는 분위기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입니다.

마포·용산·성동구 등 '마용성' 일대도 관망세가 뚜렷합니다.

용산구 한강로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한강로 일대 고가 아파트는 물론이고 벽산이나 e편한세상 등 전용 84㎡ 시세가 12억∼13억원인 아파트들도 거래없이 조용하다"며 "대책 이후 내놓은 매물도 없지만 매수세가 움츠러들어서 원래 있던 매물도 거래가 안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출 규제가 적은 시세 9억 이하 아파트 단지는 입주 호가를 올리는 등 이번 대책의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그러나 비강남권 전체의 전반적인 경향으로 보긴 힘듭니다.

은평구 응암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이 동네는 전용 84㎡도 9억원 미만이어서 최근 내 집마련을 희망하는 실수요자의 문의가 꾸준하지만 이번 대책 발표로 호가가 뛰거나 매수문의가 급증하는 등 풍선효과로 보이진 않는다"며 "평소나 다름없는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학군 수요로 강세를 보이던 노원구 중계동과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상계동 일대 역시 조용한 분위기였습니다.

중계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대책 발표 전부터 이미 가격이 너무 올라 매물이 거의 없었고 매수자들도 관망하는 분위기였다. 방학 기간에 반드시 이사해야 하는 수요가 일부 대책발표 후에 시세대로 계약했지만 전반적으로 매수세는 전보다 못하다"고 말했습니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는 다주택자의 매물이 내년 설 연휴 이후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내년 3월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발표돼야 보유세 부담을 실감하고 본격적으로 시세보다 가격을 낮춘 급매물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다만 정부가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배제 대상을 10년 이상 보유주택으로 한정하면서 생각보다 매물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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