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英 중앙은행 총재에 앤드루 베일리 금융당국수장 내정
입력 2019-12-21 14:56  | 수정 2019-12-28 15:05

마크 카니 현 총재의 뒤를 이을 영란은행(BOE) 새 총재에 앤드루 베일리(60)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 수장이 내정됐습니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재무장관은 현지시간 20일 베일리 금융행위감독청장을 새 영란은행 총재에 임명키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베일리 내정자는 영란은행 325년 역사에서 121대 총재로 내년 3월 16일 취임할 예정입니다.

현 카니 총재는 당초 내년 1월 31일 퇴임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와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원활한 총재 교체를 위해 3월 15일까지 자리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자비드 장관은 "영란은행 총재 선출 절차를 시작했을 때 우리는 통화정책, 경제, 규제 문제 등에 모두 정통한 국제적 명성을 가진 인물을 원했다"면서 "우리가 앤드루 베일리를 임명한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자비드 장관은 "앤드루는 아주 뛰어난 후보였다"면서 "영국이 EU를 떠나 새로운 미래를 구축하고 나라 전체의 기회를 확대하려는 과정에서 영란은행을 이끌 적임자"라고 설명했습니다.

베일리 내정자는 총재직 내정을 수락하면서 "우리가 EU를 떠나는 중요한 시기에 총재직을 맡아 영국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게 돼 굉장한 영광이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전임자인 카니 총재와 마찬가지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는 "영란은행은 통화와 금융 안정성을 유지하고, 금융기관들이 안전하고 건전하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대중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재무부는 지난 4월부터 카니 총재 후임을 물색해왔다. 베일리 내정자는 유력 후보 중 한 명이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그는 케임브리지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85년부터 30년간 영란은행에서 일하며 건전성규제 담당 부총재 자리까지 올랐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영국 은행 시스템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데 일조했고, 1980년대 후반 베어링은행 파산 여파를 최소화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이라크에서 2003년 새로운 통화를 도입하는데도 역할을 했으며, 영란은행의 최고 출납담당자(chief cashier)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금융행위감독청장으로 영란은행 내 설치돼 있는 금융정책위원회 및 건전성규제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습니다.

다만 금융행위감독청장 재직 시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부당행위 의혹과 관련한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는 등 일련의 결정으로 인해 비판을 받았습니다.

또 런던 캐피탈 앤 파이낸스 파산, 닐 우드퍼드 에쿼티 펀드 파산 등 잇따른 금융회사 스캔들에 대한 책임 요구에 직면하기도 했습니다.

당초 베일리 내정자는 카니 총재 후임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였지만, 이같은 요인으로 인해 재무부가 다른 후보를 물색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영란은행 총재는 재무장관이 총리에게 추천한 뒤 여왕 승인으로 임명됩니다. 별도 국회 인준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자비드 재무장관은 신임 총재의 임기 개시전 청문회를 통해 총재직 수행과 관련한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란은행 총재 임기는 8년이며, 49만5천만 파운드(약 7억5천만원)의 연봉을 받습니다.

시장에서는 베일리 내정자가 통화정책보다는 규제분야 전문가이지만, 풍부한 중앙은행 근무 경력을 바탕으로 임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캐나다 국적을 가진 카니 현 총재는 캐나다 중앙은행에 이어 2013년 7월 외국인 최초로 영란은행 수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카니 총재는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법정임기인 8년 대신 2018년 6월까지 5년만 일하겠다는 뜻을 나타냈습니다.

카니 총재는 그러나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가결되자 이후 브렉시트 협상 과정에서의 혼란을 줄이고 원활한 이행을 위해 임기를 두 차례 연기해 2020년 1월 말 퇴임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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