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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산중` 韓이차전지, 전기차 사용량 감소에 ESS 화재 악재 재점화
입력 2019-12-18 15:55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됐던 이차전지업종이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감소, 중국 로컬 업체의 도전에 더해 봉합될 전망이던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논란이 재점화되는 등 복합적인 악재에 휩싸였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SDI 주가는 전일 대비 7500원(3.20%) 내린 22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의 종가는 30만7000원으로 전일 대비 1500원(0.49%) 올랐지만, 장중에는 29만8000원(-2.45%)까지 빠지기도 했다. 이외 에코프로비엠(-2.12%), 엘앤에프(-1.72%), 포스코케미칼(-2.34%), 천보(-2.39%), 후성(-1.47%) 등도 약세였다.
ESS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2차로 꾸려진 조사위가 1차 조사 이후 발생한 5건의 ESS 화재의 원인이 배터리 결함이라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KBS가 전날 보도한 영향으로 보인다.
앞서 1차 조사 때는 ESS 설치 과정에서의 외부 충, 운영 과정에서 미숙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화재가 발생했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이번 2차 조사에서는 이를 뒤집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2차 조사위는 배터리 업체들의 해명을 들은 뒤 이달 안에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미 LG화학과 삼성SDI는 자체적인 ESS 안전성 강화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LG화학은 화재확산 방지 제품 출시를 준비하는 한편 ESS 운영업체에 손실 비용을 물어주고 특정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가 들어간 ESS의 충전 비율을 70%로 제한하는 등의 안전성 강화 조치를 시행 중이다. 삼성SDI도 배터리 셀에서 열이 감지되면 즉각 소화하고, 열이 인접 셀로 전달되는 걸 막는 특수소화시스템을 개발해 자사 배터리가 사용된 ESS에 무상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안전성 대책을 시행하는 데 두 회사는 각각 2000억원 가량의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4분기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LG화학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2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4% 적다. 같은 기간 삼성SDI는 영업이익이 82.9% 감소해 426억원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증권업게는 전망하고 있다.
이차전지 산업 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던 전기차 분야도 미래를 낙관하기 힘들게 하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의 보조금 빗장은 풀렸지만, 현지 업체들의 경쟁력이 향상된 데다 경기 침체와 보조금 축소 영향으로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배터리 시장 분석업체 SNE리서치는 세계 각국에 차량으로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 총량이 7.8GWh로 전년 동월 대비 25.8%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사용량이 4.2GWh로 1년 전에 비해 35.5% 감소했다.
시장 규모는 후퇴했지만, 중국에서의 경쟁은 격화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외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 대해 보조금 차별을 하는 동안 경쟁력을 키운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국 배터리업체를 추격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차별 정책으로 올해 1~9월 전기차 배터리 누적 사용량에서 글로벌 1위를 차지한 CATL은 이미 독일 다임러AG, 폭스바겐, BMW 등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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