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세돌, AI와 은퇴 대국하는 이유…"상대의 부담감 걱정"
입력 2019-12-18 14:39  | 수정 2019-12-25 15:05


이세돌 9단의 마지막 대국 상대는 국산 인공지능(AI) 한돌입니다.

이세돌은 오늘(1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1국에 나섰습니다.

3번기로 진행되는 이 대국은 이세돌의 은퇴 전 마지막 대국입니다.

이세돌은 지난 3월 중국의 커제 9단과 3·1절 기념 대국에서 패한 뒤에 "올해를 끝으로 장기 휴직이나 은퇴를 하겠다"고 선언했고, 지난달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25년의 프로기사 생활을 마감했습니다.


바둑계는 한 시대를 풍미한 이세돌을 그냥 떠나보낼 수 없었습니다.

대국 현장 해설을 맡은 김효정 K바둑 이사(프로 3단)는 이세돌이 한돌과 은퇴 대국을 하게 된 배경을 공개했습니다.

SBS와 함께 이번 대국을 생중계하는 K바둑은 이세돌과 한돌 맞대결을 주선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김 이사는 "처음에는 이세돌 9단의 친구이자 라이벌인 중국의 구리 9단과 대결하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세돌과 구리는 2000년대 세계바둑을 양분한 한국과 중국의 대표 기사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둘은 2014년 이세돌의 고향 신안과 구리의 고향 충칭을 오가며 '세기의 10번기'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구리와 대결하는 방안에 대해 이세돌은 "마지막에 나와 같이 두는 상대는 얼마나 부담스럽고 불편하겠나"라며 거부했다고 김 이사는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세돌의 은퇴 대국 상대가 인공지능으로 정해졌다는 설명입니다.



대국 방식도 파격적이었습니다. 이세돌은 인공지능과 3번기 '치수 고치기' 대국을 하기로 했습니다.

치수 고치기는 '두 대국자 사이의 기력 차이를 조정하기 위해 두는 바둑'으로, 대국 결과에 따라 정해진 규칙에 의해 치수를 조정하는 것입니다.

치수는 실력의 차이를 나타내는 돌의 수입니다. 실력이 약한 쪽이 바둑을 두기 전에 미리 바둑판 위에 깔아놓는 돌의 수가 치수입니다.

치수 없이 맞바둑을 두는 것은 '호선'이라고 합니다.

한돌을 개발한 NHN의 송은영 팀장은 "좋은 제안이었지만,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한돌은 호선으로만 훈련해왔고, 접바둑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며 "이세돌의 바둑계 위상과 팬들의 아쉬움을 생각해서 도전해보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대국을 위해 한돌은 집중적으로 접바둑 훈련을 했습니다.

송 팀장은 "내년 하반기에는 일반 사용자들도 한돌의 접바둑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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