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강래 도공 사장 퇴임식, 노조원 저지로 사실상 무산
입력 2019-12-17 17:26  | 수정 2019-12-24 18:05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의 퇴임식이 톨게이트 해고 수납원들의 저지로 사실상 무산됐다.

오늘(17일) 도로공사에 따르면 이 사장은 모레(19일) 공식 퇴임을 앞두고 이날 오전 11시 경북 김천 도로공사 본사 4층 대강당에서 퇴임식을 열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오전부터 민주노총 소속 톨게이트 해고 수납원 150여명이 도로공사 정문을 막고 통행 차량 내부를 일일이 확인하는 등 이 사장의 출근을 저지하고 나선 데 이어 퇴임식이 예정됐던 대강당마저 점거하면서 퇴임식이 무산됐습니다.

이 사장은 행사 예정시각 전 노조원의 눈을 피해 본사로 출근은 했지만 대강당을 점거한 노조원들로 인해 3층 중식당에서 퇴임식을 대신해 직원들과 간단히 인사를 하고 공로패를 받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당초 준비했던 퇴임사는 사내 내부망에 올리는 것으로 대체했습니다.

이 사장은 내부망에 올린 퇴임사에서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며 "특히 긴 시간 우리를 힘들게 했던 요금수납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떠나게 돼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습니다.

이 사장은 "민노총의 또 다른 요구사항인 임금 및 직무 협상과 손배소 취하는 수용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부사장을 중심으로 경영진과 노조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하루속히 회사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 사장은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두고 최근까지 노조원들과 갈등을 빚었습니다. 도공은 10일 2015년 이후 입사자는 제외한 채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790여명을 추가로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하고 사태를 일단락지었으나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총선 출마를 앞둔 '선심성' 조치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는 퇴임사에서 "이제 저는 피할 수 없는 평가와 비판을 제 몫으로 남기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간다"며 "어려운 여건에서도 도공인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지켜내며 4차 혁명기술과 통일 시대의 길을 활짝 열어달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사장은 18일 2020년 예산안 의결을 위한 이사회를 연 뒤 도공 사장으로서 공식 업무를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퇴임 후에는 내년 총선에서 자신의 원래 지역구인 전북 남원·순창·임실에서 출마를 준비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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