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국 과학기술 이끈 12人 과학기술유공자로
입력 2019-12-17 13:46 
올해 대한민국 과학기술유공자로 지정된 12명 중 생존해 있는 5명의 과학기술인. 왼쪽부터 김영걸 포스텍 명예교수, 박세희 서울대 명예교수, 김충기 KAIST 명예교수, 이충구 전 현대자동차 사장, 김영중 서울대 명예교수. [사진 제공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 과학기술과 산업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12명의 과학자와 기업인이 과학기술계 최고 영예인 과학기술유공자로 선정됐다. 김영삼 정부 초대 과학기술처 장관을 지내며 다목적 실용위성 개발과 이어도 해양종합기지 건설 등 과학기술정책을 이끈 고(故) 김시중 고려대 명예교수와 국산 레이저를 처음 개발한 고 이상수 초대 한국과학원(현 KAIST) 원장 등 유명 과학자들과 함께 고 김정식 전 대덕전자 회장, 이충구 전 현대자동차 사장(74) 등 기업인들도 포함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7일 대한민국 과학기술유공자 12명을 신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생존해 있는 인물은 이 전 사장을 비롯해 이번에 지정된 유공자 가운데 유일한 여성과학자인 김영중 서울대 약대 명예교수(73) 등 5명이다. 과학기술유공자는 국민이 존경할 만한 뛰어난 업적이 있는 과학기술인을 국가유공자급으로 예우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유공자 지정은 2017년과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로써 과학기술유공자는 총 60명이 됐다.
이번에 과학기술유공자로 지정된 김영걸 포스텍 화학공학과 명예교수(89)는 촉매 반응 연구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작해 화학·환경·에너지 등 산업 기술 기반을 다진 공로를 인정받았다. 박세희 서울대 수리과학부 명예교수(84)는 경제 예측 등에 널리 활용되는 해석학의 부동점 이론을 발전시켰고, 김충기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명예교수(77)는 세계 최초로 영상센서를 실용화하는 등 반도체 산업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1996년 약용 식물자원 교육·연구시설인 서울대 약초원을 조성한 김영중 교수는 천연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 기법을 확립하는 등 천연물 분야를 개척했다.
이 전 사장은 1975년 한국 최초의 국산차 '포니'를 시작으로 다양한 자동차 모델의 독자 개발에 참여함으로써 현대자동차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한편, 자동차 산업을 국가 수출 전략산업으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 김정식 회장은 1980년대 다층인쇄회로기판, 복합인쇄회로기판 등을 자체 개발해 국내 전자부품 산업을 세계 일류로 도약시킨 주인공이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최초로 다이아몬드 원석을 발견하는 등 한국 지질자원 개발을 선도한 지질학자인 고 박동길 인하대 명예교수와 신경세포 호르몬 연구의 세계적 석학으로 우리말 약리학 교과서와 의학대사전을 출간해 국내 약리학·의학 연구의 기틀을 마련한 고 이우주 전 연세대 총장, 한국의 쌀 관리 시스템을 개발·보급한 고 권태완 전 한국식품연구원장, 친환경·기능성 사료 개발로 축산업을 발전시킨 동물영양학자 고 한인규 서울대 명예교수도 과학기술유공자로 지정됐다.
과학기술유공자들은 세종대왕, 장영실 등이 있는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게 되고 향후 출입국 시 심사 우대를 받는다. 이들의 업적은 국립과천과학관에 영구 전시되며 공훈록과 기념우표로도 발간된다. 또 저서 발간과 학술 교류를 지원받는 한편 대중강연, 과학기술정책 자문 등에 우선적으로 초청받게 된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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