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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원화 MBS 해외에 첫 매각…`안심대출` 시장영향 줄인다
입력 2019-12-15 18:56  | 수정 2019-12-15 22:14
싱가포르 유나이티드오버시스은행(UOB)이 국내에서 발행된 3000억원 규모 주택저당증권(MBS) 투자에 나선다. 외국계 금융회사가 국내에서 발행된 원화 MBS에 투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주택금융공사의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용 MBS다.
이달부터 20조원의 MBS가 쏟아질 예정인 가운데 이번 해외 투자자 유치로 국내 채권 시장 충격이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5일 주금공 등 업계에 따르면 주금공은 싱가포르 소재 은행인 UOB와 3000억원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MBS 투자에 대해 논의를 진행 중이다. UOB는 최근 주금공과 정책모기지 상품의 건전성, 국내 주택금융 시장과 관련해 현황 파악을 마쳤고 조만간 MBS 투자 계획을 최종 확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UOB는 투자금액을 3000억원보다 더 확대하고 싶다는 의사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최저 연 1%대로 대출이 가능한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총 20조원 규모에 달한다. 주금공은 이들 개별 대출채권에 신용을 보강한 뒤 MBS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그동안 해외 금융회사가 주금공이 발행한 달러화·유로화 MBS에 투자한 사례는 있었지만, 원화 MBS에 투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MBS를 구성하는 기초자산의 건전성, 국내 금융 시장의 안정성이 검증됐다는 의미라는 해석이다.
이번 해외 투자자 유치로 안심전환대출에 따른 국내 시장 영향을 줄일 수 있는 데다 주금공 입장에서도 유리한 금리가 예상돼 '일석이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주금공 관계자는 "UOB는 이달 말까지 승인 절차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UOB 외에 싱가포르개발은행(DBS) 또한 주금공 MBS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외국계 금융회사들 투자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주금공은 10억유로(약 1조3000억원) 규모 커버드본드도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커버드본드는 우량자산으로 분류되는 주택담보대출과 국공채를 담보로 발행하는 담보부채권이다. 이를 위해 다음달 유럽 런던, 파리 등 현지를 돌며 로드쇼(설명회)를 진행할 방침이다.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하면 금리가 연 1%대 미만 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돼 금리 측면에서도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주금공이 이처럼 해외 투자자를 찾는 것은 '유리한 금리'라는 경제적인 이유뿐 아니라 국내 시장에 대한 부담을 축소하기 위한 부분도 고려됐다.
일각에선 안심전환대출 같은 '포퓰리즘' 정책으로 단기간에 대규모 MBS 물량이 시장에 풀려 금리 상승 등 부작용을 걱정해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금융사의 부담을 해외 투자자들에게 넘기면서 국내 시장 충격이 그만큼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주금공 관계자는 "현재 주금공의 커버드본드 잔액은 25억달러(약 3조원) 규모"라며 "안심전환대출 등을 고려해 커버드본드를 추가로 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 최승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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