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벚꽃파문' 아베, 야당 추궁에 "정책外 이야기" 폄하
입력 2019-12-14 11:22  | 수정 2019-12-21 12:05

일본 정부 행사인 '벚꽃을 보는 모임'을 자의적으로 운용했다는 비판을 받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 문제를 추궁한 야당을 우회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일련의 문제를 초래해 정국을 들끓게 한 장본인이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늘(14일) 아사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날 도쿄에서 열린 내외정세조사회 강연에서 "최근 한 달 벚꽃을 보는 모임에 관해 논의가 집중됐다"며 "재작년과 작년은 모리·가케 문제, 올해 봄은 (후생노동성) 통계 (부정) 문제. 이번 가을은 벚꽃을 보는 모임"이라고 국회에서 야당이 추궁한 문제들을 거론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정책 논쟁 이외의 이야기에 많은 심의 시간을 할애했다"며 "국민 여러분에게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모리·가케 문제는 모리토모학원과 가케학원을 둘러싼 의혹으로 '사학스캔들'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사학재단 모리토모학원은 2016년 6월 오사카부 도요나카시에 있는 국유지를 일본 정부로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거래 가격이 이 토지의 감정 가격보다 약 8억2천만엔(약 88억원) 할인됐다는 것이 2017년 2월 드러났습니다.

특히 아베 총리 부인 아키에 여사가 모리토모학원이 신설을 추진한 초등학교의 명예 교장으로 한때 취임하는 등 권력에 유착해 특혜를 받았다는 의심을 샀습니다.

아베 총리가 어제(13일) 강연에서 언급한 사안은 결국 정권의 비리 의혹 등과 관련된 사안입니다.


국민께 죄송하다며 사죄하는 형식을 취했으나 이 문제를 국회에서 추궁한 야당에도 잘못이 있다는 시각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됩니다.

벚꽃을 보는 모임을 이용한 유권자 매수 의혹 등의 제기되고 있어 권력의 정당성 자체가 의문시될 수 있는데 '정책 논쟁 이외 이야기'라고 표현한 것은 진상 규명 시도를 깎아내리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됩니다.

아베 내각이 의혹에 관해 수긍할만한 설명을 하지 않고 심지어 은폐를 시도한 정황도 있어 아베 총리의 이런 발언은 야당의 반발을 샀습니다.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쓰지모토 기요미 간사장 대행은 "자신이 초래한 문제를 설명하지 않고 이리저리 도망 다니고 있는데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냐"고 비판했습니다.

역시 야당인 공산당의 고이케 아키라 서기국장은 "'정책 논쟁 이외'가 아니라 '정책 논쟁 이전'의 이야기에 시간을 할애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책 논쟁의 토대를 무너뜨린 것은 아베 총리 자신"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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