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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동백꽃 필 무렵` 이정은 "지금 내 인생의 황금기"
입력 2019-12-14 07:01 
`동백꽃 필 무렵` 이정은은 "지금이 제 황금기"라고 말했다. 사진|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동백꽃 필 무렵으로 정점을 찍은 대세 배우 이정은(49)은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배우였다. 호탕한 웃음 소리마저 매력적인 이정은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가 만났다.
이정은은 지난달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에서 동백 엄마 정숙 역을 맡아 열연했다.
‘동백꽃 필 무렵은 편견에 갇힌 맹수 동백(공효진 분)을 깨우는, 촌므파탈 황용식(강하늘 분)의 폭격형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탄탄한 극본, 배우들의 열연, 재기발랄한 연출 등이 어우러져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방영 내내 수목극 1위를 지키며, 최고 시청률 23.8%로 종영했다.
이정은은 ‘동백꽃 필 무렵 6부(12회)에 속내를 알 수 없는 정숙 역으로 등장했다. 첫 방송부터 수목극 1위를 차지한 ‘동백꽃 필 무렵에 잘 녹아들기 위해 열심히 모니터링을 하며 기다렸다고.
이정은은 임상춘 작가의 ‘쌈, 마이웨이도 6부부터 출연해서 시너지가 있었다”며 초반 모니터를 많이 하고 어떻게 흐름이 가고 있다는 걸 봤다. ‘쌈, 마이웨이 때는 일본에서 영화를 찍고 와서 방송을 못 보고 1회부터 대본을 보고 찍었는데 약간 부담이 되더라. 이번엔 1회부터 방송을 봤다. 공효진 씨한테 내가 나오는 순간부터 시청률 떨어지면 죽음이라고 했는데, 다행히도 반응들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정은이 `동백꽃 필 무렵`이 시작하고 뒤늦게 합류해 열심히 모니터링을 했다고 말했다. 사진|유용석 기자

일부에서는 정숙이를 연쇄살이마 까불이(이규성 분)로 지목하기도 했다.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그를 오해한 것. 이정은은 원래 반응을 잘 안 보는 편인데, 첫 등장할 때 반응을 찾아봤다. 딸 죽이러 왔냐고 하더라. 모 아니면 도였다. 그렇게 추리하는 걸 보고 반응이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반응을 계속 지켜봤다. 어떤 이유가 있어서 왔는데 나를 이렇게 의심하다니 싶기도 했다. 약간 답답하고 억울한 부분이 있었지만, 버린 엄마의 비애라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정숙의 절절한 모성애가 드러나며 시청자들은 이정은의 연기에 울고 웃었다. 그는 우리 엄마의 모습이 있을 거다. 자식 문제에 지극정성이고 엄마 덕으로 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드라마틱하게 생기지 않은 얼굴이 드라마틱한 사연을 만나 측은하고 공감됐다고 생각한다”며 임상춘 작가가 글을 기가 막히게 썼다. 인간 다큐처럼, 정숙의 다큐처럼 되어 있었다. 연기하면서 어렵기도 했다. 이걸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아는 만큼 하자고 생각하며 임했다”고 설명했다.
웃기는 장면은 충분히 웃기고 슬픈 장면은 덤덤하게 하자고 생각했어요. 슬프게 쓰여 있는데 더 강조하는 것보다 조금 덤덤하게 표현하는 게 더 슬프지 않을까 싶었죠. 옛날에 ‘눈이 부시게 감독님이 절 캐스팅한 이유가 제가 울면 남도 울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연기했죠.”
이정은은 '동백꽃 필 무렵'의 인기를 실감했다고 밝혔다. 사진|유용석 기자

이정은은 임상춘 작가의 탄탄한 대본에 감탄했고, 그 좋은 대본을 잘 표현하고 싶어 중압감을 느끼기도 했단다. 그는 정말 잘 쓰시지 않나. 저도 보면서 감동했다. 그래서 누가 되지 않으려고 했다”며 딸에게 마음속에 있는 말을 하게 될 때는 대사를 지르밟는 식으로 했다. 내 말이 금은보화처럼, 작가가 써준 말이 중요하니까. 가슴에 담아서 전달하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동백꽃 필 무렵은 엄마가 생각나는 드라마로 불렸다. 이정은도 그랬다고. 촬영 중 엄마에게 연락한 적이 있냐고 묻자 틈이 없더라. 연락은 가끔 드렸는데 내 역할 풀기 바빴다. 그래도 이번에 가족 여행을 갈 거다. 엄마 아빠를 보니까 흰 머리가 더 느셨더라. 그런 거 보니까 뭉클하더라. 바쁘다고 제가 밖으로 돌아다녔다. 잘해드리고 싶다”고 고백했다.
‘동백꽃 필 무렵으로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낸 이정은. 인기를 실감하냐고 묻자 지하철 타고 다니면 옆에서 슬쩍 사진 찍더라. 그럼 고개를 그쪽으로 돌려 드렸다. 많이 알아보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동백꽃 필 무렵 뿐일까. 올해 봉준호 감독의 천만 영화 ‘기생충을 비롯해 드라마 ‘눈이 부시게 ‘타인은 지옥이다 등에 출연하며 ‘열일한 이정은은 작품마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며 호평 받았다. 지난달 열린 제40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는 ‘기생충으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방송이 몰려 있다 보니 채널만 틀면 제가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외부적으로 두드러진 활동을 했죠. 지금이 완전 황금기예요. 이런 시기가 없었는데 흥행도 되고 시청자들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죠.(웃음) 제가 좋아하는 말이 운 있는 사람 만큼이나 운이 있는 사람 옆에 있는 게 좋다는 거예요. 저도 운이 있었지만 운 있는 분들 옆에 있었죠. 그렇게 일 년을 보냈고, 앞으로 또 일 년을 보내고 싶어요. 그런 분을 잘 찾아 내려고요.(웃음)” (인터뷰②에 계속)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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