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커튼콜]김필, `음색깡패` 넘어 진실된 음악의 힘을 보여주다
입력 2019-12-13 17:06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음색깡패' 김필이 무려 데뷔 8년 만에 첫 정규앨범으로 대중 앞에 나섰다. 앨범에는 철저히 진실된 감정으로 청자에게 위로를 건네고자 하는, 음악의 힘을 믿는 김필의 지난 8년의 성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김필은 13일 오후 서울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첫 번째 정규앨범 'yours, sincerely'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김필은 데뷔 8년 만의 첫 정규앨범 발매에 "실감이 안 나고, 뭉클뭉클한 순간이 있기도 하다"고 벅참 감정을 드러냈다. 김필은 "곡을 쓴 지는 좀 오래 됐는데, 어떤 이야기를 써야 좋을까에 대한 고민을 음악하는 내내 갖고 있었다. 지금 아니면 할 수 없는 이야기들, 시간이 지나면 하지 못할 것만 같은 이야기들을 담았다"면서 "1집스럽게 내가 많이 담긴 앨범이 나온 것 같아 개인적으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데뷔 첫 정규앨범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김필은 "저에게는 음악을 막연하게 시작한 20대 때부터 가져온 간절한 꿈이었다. 항상 갖고는 싶었지만 갖지 못하는 존재였는데 이번에 할 수 있게 돼 되게 좋다. 한발짝 나아가는 것 같은, 성장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모든 부분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신경쓴 부분은 가사였다고. 김필은 "모든 점에 신경을 썼지만 노랫말에 신경을 썼다. 음악이 갖고 있는 노랫말에 맞게 입혀주고 싶어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곡 작업의 영감은 자신의 일상과 책, 영화 등에서 주로 얻는다고. 그는 "일상 속에서 감정을 기억하려 하는 편이다. 영화나 여러 다른 분야에서도 메시지가 뭘까 고민을 많이 한다. 직접 경험하는 일들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고 말했다.
김필은 "복무 기간 동안 만든 곡들이라, 활동을 하고 TV 나오는 사람으로서 지내다가 멈추고 돌아보니, 나 스스로가 조금 어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런저런 생각들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되돌아보는 것들 안에서 이런 노래들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변명'은 김필의 섬세한 보컬이 어쿠스틱 기타와 더해진 곡. 미니멀한 악기 구성의 1절과 대비되는 2절의 다채로운 악기와 편곡이 다이나믹한 곡의 무드를 극대화하며 한층 깊은 감성을 자아낸다.
김필은 "가사를 먼저 써놓고 제목은 가제로 '변명'이라 지어뒀었는데 이게 제일 잘 맞다는 의견이 많아 최종 제목으로 하게 됐다"면서 "노랫말에는 후회나, 이루지 못한 바람에 대해 담겨 있다. 그래도 그 전에 다 할 수 있었던 것들이었을텐데, 다른 사람이 듣기에는 변명으로 들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변명'이라 지었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선정 이유로는 "모든 곡들이 그렇지만, 특히 이 곡에 개인적인 마음이 담겨 있다. 쓰면서도 이 곡은 타이틀로 해도 손색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곡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무언가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바람을 표현한 가사에 대해서는 "감정을 표현하고 삶을 즐기는 데 있어서 좀 자유로워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나 역시 내 스스로 만들어놓은 규칙들,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이 있는데 그런데서 나 자신을 찾을 때도 있어서. 그런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뮤직비디오에는 배우 조성하가 등장한다. 김필은 "조성하 님께서 흔쾌히 출연해주셨다. 본인과 가족들이 나를 많이 좋아해주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연히 도와주고 싶었다고 말씀하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외에도 인트로부터 압도하는 콰이어의 강렬한 울림이 마치 김필의 고해성사를 듣는 듯한 느낌을 주는 'Black', 김필의 파워풀하면서도 날카로운 목소리가 돋보이는 포크락 발라드 장르의 'Dreamer', 왈츠 리듬 기반의 김필의 목소리와 피아노의 선율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결핍', 피아노와 기타 연주가 아련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발라드 곡 'Still You'가 담겼다.
또, 자유롭게 유영하는 듯한 심플한 베이스 라인과 다양한 기타 톤이 매력을 더하는 'Beautiful Scar', 캐치한 플럭 사운드를 시작으로 트렌디한 비트 위에 얹어진 김필의 목소리가 새로운 느낌을 주는 'Maybe', 미니멀한 악기 구성으로 홀리한 느낌을 주면서도 김필의 보컬이 풍부함을 더한 'Pray'까지 총 8곡이 풍성하게 수록됐다.
이 중 '블랙'은 김필이 어두운 생각을 많이 했던 때 만든 곡. 옳고 그름에 대한 감상도 담았다. '결핍'은 세상에 무언가를 증명하기를 원하는 이 사회를 살아가는 청춘을 위한 위로곡이다. 김필은 첫 정규앨범 'yours, sincerely'를 통해 무력감, 상처에 무너졌던 지난날의 자신을 다독이며 앞으로를 또 묵묵히 견뎌낼 자기 자신을 향한 안부의 메시지로 리스너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할 예정이다.
한 해를 돌아보는 시점, 김필은 "2019년은 정신없고 바쁜 한 해였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기분으로 보낸 한 해였다"고 말했다. 올해 출연했던 JTBC '비긴어게인3'와 tvN '더 콜' 출연에 대해서는 "많은 뮤지션 선배님, 동료 후배들과 소통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같은 마음을 갖고 음악 하고 있고, 그런 동료가 있고, 선배님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지가 됐고, 많은 것을 배웠다. 음악적으로도 삶 안에서도 많이 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해외 버스킹 소감도 밝혔다. 김필은 "이탈리아의 풍광도 좋았지만 선배님들께 얻는 게 좋았다. 서로 알아가고, 우리가 같은 생각을 갖고 각자의 자리에서 가고 있다는 것을 공유하는 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박정현 하림 임헌일 선배님과 동생들 모두에게 많이 배웠는데, 겸손함을 지키고 음악 하는 모습이 멋있었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도 배웠다"고 말했다.
'음색깡패' 수식어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보였다. 김필은 "호불호가 엄청 갈리는 목소리라는 것을 나 스스로도 알고 있다. 음악이라는 게 주관적이다 보니 모두가 좋아해주실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내 목소리가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다행인 부분이고, 음악을 할 수 있는 큰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 김필이 듣고 싶은 대중의 반응은 무엇일까. 김필은 "크게 대단한 이야기보다는, 가끔 오는 메시지들이 '정말 힘든 순간에 힘이 된다'는 말씀을 들을 때 '음악 하면서 뿌듯함을 느끼고,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고, 단 한 분이라도 내 음악이 4분 여 동안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너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년 바람으로는 "음악적으로도, 삶적으로도 조금 더 좋은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쇼케이스 당일 팬카페 개설 9주년을 맞은 김필은 "늘 그 자리에서 응원해주시는 팬들께 정말 감사하다. 좋은 음악 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김필은 13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첫 정규앨범 'yours, sincerely'를 공개한다. 이어 오는 20~22일 3일간 서울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단독 콘서트 'COLOURS'를 개최한다. 내년에는 전국으로 확장, 투어를 진행할 계획이다.
psyon@mk.co.kr
사진|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