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6년째 짓다만 호텔…시행사·인천도시공사 갈등에 하세월
입력 2019-12-13 13:21  | 수정 2020-01-31 18:04
【 앵커멘트 】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고급 호텔이 하나 지어졌는데요.
그런데 이게 아직도 완공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복잡한 속사정이 있었습니다.
먼저 노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인천 송도의 한 레지던스호텔입니다.

겉은 멀쩡한데 내부는 공사자재가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인천도시공사가 한 시행사에 건설을 맡겼는데 공정률 82%에서 6년째 멈춰 있습니다."

시행사는 도시공사가 완공도 안 됐는데 건축주 명의를 박탈했다고 주장합니다.


명의를 박탈당하면 시행사가 분양을 할 권한이 없어집니다.

감정평가를 받아 산출한 공사비 450억 원도 못 받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시행사 관계자
- "저는 너무 억울하고 너무 힘들어서, 검찰과 감사원에서 정말 특별수사를 꼭 해서 모든 진실이 다 밝혀졌으면 좋겠습니다."

인천도시공사의 얘기는 다릅니다.

건축주 명의 회수는 애초 계약에 의한 것이고, 호텔을 분양할 때 공동건축주로 등록하면 시행사의 사업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공사비는 한 번 더 검증해서 얼마든지 지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서경호 / 인천도시공사 경영본부장
- "투입된 공사비에 대한 확정이 돼야 합니다. 언제든지 물건(공사물량) 확정을 위한 협조를 해주신다면…."

송도 한복판 고급호텔이 무용지물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 [ todif77@mbn.co.kr ]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


【 앵커멘트 】
사업이 왜 파국으로 치닫게 되었을까요?
인천도시공사가 민간 사업자의 레지던스호텔 사업권을 뺏으려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이어서 박호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공사가 중단된 건 2014년 지방선거로 시장이 바뀌고 나서였습니다.

당시 인천시장 측근으로 알려진 황 모 씨는 이후 인천도시공사 감사를 하다 사장까지 지냈습니다.

▶ 인터뷰 : 인천도시공사 전 간부
- "캠프에 기여한 사람들한테 자리는 못 주고 대신에 수익사업을 줘야 할 거 아닙니까. (사업권을) 뺏어서 캠프 인사에게 혜택을 주고…."

현직 직원들도 같은 말을 합니다.

「▶ 인터뷰 : 인천도시공사 직원 A
- (시행사 대표) "황OO이 호텔 기막히게 지었더라, 이거 뺏어야겠다. 진짜 그런 소리 했어요?"
- "했죠."」

「▶ 인터뷰 : 인천도시공사 직원 B
- "황OO 사장님이 이걸 다 결정을 냈어. 솔직히 얘기해서."」

직원들은 여러 의혹을 제기합니다.

「레지던스호텔과 붙어 있는 관광호텔은 건축주가 하나인데, 공사 측이 관광호텔 건축주만 회수했다거나,」

「토지 소유권이 없는 시행사에 신탁개발을 하라는 것도 이상하다는 겁니다.」

▶ 인터뷰 : 모 신탁회사 팀장
- "분양관리신탁을 하려면 일단 토지가 확보가 돼야 하고, 신탁사로 건축주도 넘어오고…."

황 전 사장은 취재진의 거듭된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인천도시공사가 전향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유동수 / 국회의원(인천 계양구갑)
- "(도시공사가) 너무 소극적으로 하다 보니까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고 갈등도 있고 경제적으로도 손실이 옵니다."

인천도시공사 전현직 직원들은 감사원 감사가 이뤄지면 적극 증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박호근입니다.

영상취재 : 구민회 기자·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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