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회사 다니기 힘드네" 올해 회사 때려친 美 CEO 1500여명…17년만에 최다
입력 2019-12-12 15:22  | 수정 2019-12-12 18:47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올해는 잔인한 한해였다. 자의반 타의반 회사를 그만둔 CEO가 1500명에 육박해 1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최고경영진 고용정보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이하 챌린저)는 11일(현지시간) 'CEO이직보고서'를 내고 지난 1~11월 동안 퇴사한 미국 CEO가 1480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업체가 집계를 시작한 2002년 이후 사상 최고치다.
가장 최근에는 '구글 창업자'인 40대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구글 모기업 알파벳 CEO와 사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챌린저'는 직원 10명이상을 고용하고 영업한 지 2년 이상 된 미국 공공·민간부문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올해 11개월 간 회사를 그만두게 된 CEO수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달 말까지 CEO가 5명 더 추가로 사퇴하면 연간 기준으로 '사임 쓰나미'가 불어닥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최고치 기록(1484명)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CEO들의 물갈이는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실적이 악화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앤드류 챌린저 '챌린저' 공동대표는 "우리 경제가 강세를 보이면서 이른바 C레벨 인력에 대한 수요가 많았던 이유도 있지만 산업 공급망 교란 여파가 더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C레벨이란 CEO를 비롯해 재무·생산·기술 책임자(CFO·CPO·CTO)등 기업 최고위 임원을 일컫는다. 그는 "미·중 무역갈등이 전면전 양상을 보인 가운데 시장 상황·규제 불확실성이 특히 정보통신기술(IT)기업 운영 여건 방해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IT기술과 온라인 중심 시장 변화에 따라 기존 경영진을 바꿔 새 바람과 혁신을 꾀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무역 마찰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경기 침체 리스크가 만만치 않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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