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병원장 연대보증 해지 위해 은행측 서류조작"
입력 2019-12-11 16:32 

'산업은행의 우리들병원 1400억원 특혜 대출 의혹'을 처음 제기한 사업가 신혜선씨가 의혹이 불거진 이후 첫 공식입장을 밝혔다. 다만 우리들병원이 대출 받을 때 정치권 인사 등의 개입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11일 신씨는 서울 강남구에서 운영중인 한 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12년) 우리들병원 측이 1400억원을 대출받는 과정에서 신한은행이 서류를 위조하는 등 기만행위로 나를 속였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상호 우리들병원 원장은 재무상태 악화로 법원에 개인회생신청을 한 이력이 있었고, 앞서 신씨가 이 원장의 전처 김수경 우리들리조트 회장과 레스토랑 사업 등을 하기 위해 신한은행에서 약 234억원을 대출 받을 때 연대보증을 선 상태였다.
신씨는 "(1400억원 대출을 위해) 이 원장 측에서 연대보증 해지를 요청했고 이에 반대하자 신한은행 청담동 지점 관계자들이 서류를 조작해 이 원장의 연대보증계약을 해지했다"고 주장했다. 특혜 대출 의혹 제기 이후 정치권 개입설이 불거졌지만 이에 대해선 새로운 사실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 원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허리 디스크 수술을 맡았던 인연으로 현 여권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의심은 가지만 (그 부분은) 내가 아는 게 없고 수사기관이 밝혀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이 연대보증인에서 빠지면서 신씨는 빚을 홀로 떠안게 됐다. 그는 이 과정에 관여한 신한은행 직원 2명을 지난 2013년 사문서위조와 사금융알선 등의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 이들은 2016년 1월 재판에 넘겨졌지만, 사금융알선 혐의만 유죄로 인정됐다.
신씨는 한국인 최초로 영세를 받은 이승훈(베드로)의 7대손이며 2012년 대선 이후 문재인 당시 의원과 천주교 지도자들의 비공개 만남을 주선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주교님들은 문 당시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금융권(신한은행) 일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도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대통령이 괘씸하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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