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핫이슈] `숨막히는 미세먼지` 중국가서 얼마나 따져야 할까
입력 2019-12-11 09:39 
[사진 = 연합뉴스]

희뿌연 출근길에 마음마저 우울해진다. 또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공습이다. 환경부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등에 11일에도 이틀째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 노후경유차의 수도권 운행이 제한되고, 공공부문 차량은 홀수 차량만 운행하게 된다. 이에앞서 10일 수도권 미세먼지 농도는 오전 9시 무렵 50㎍/㎥정도였다가 오후 3시에는 109㎍/㎥수준으로 치솟았다. 중국 남동부에서 서해를 거쳐 불어온 바람 탓이다. 바람의 방향이나 강약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앞으로도 겨울내내 미세먼지가 우리를 힘들게 할 것이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3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24일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문 대통령은 이 기간중 리커창 중국 총리와 아베 일본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한·중사이에는 북핵문제 해결방안 등 중요 현안이 늘려있지만 미세먼지 해결방안도 제쳐둘 수 없는 현안이다.
2017년 대통령선거 한달전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미세먼지와 관련한 특단의 공약을 내놓았다. "집권하면 대통령 직속으로 미세먼지대책 특별기구를 신설하고 임기내에 미세먼지 배출량을 30%이상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또 "중국과 외교 담판으로 미세먼지 문제를 직접 해결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동안 장관급에서 논의돼온 미세먼지 문제를 국가정상급 의제로 격상시키겠다는 뜻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도중 문재인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별도 정상회담을 갖고 미세먼지 문제를 언급했다. "스모그와 초미세먼지 등 국가적 현안을 양국이 함께 대응하고 협력하길 바란다"는 정도의 언급이었다. 시 주석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 그동안 중국은 " 서울의 초미세먼지는 한국에서 배출된 것"이라거나 "한국의 미세먼지에 중국이 책임을 져야하는 증거가 어디 있느냐"는 식이었다.

한·중·일 3국의 공동연구결과 "한국의 초미세먼지에 중국 책임이 상당하다"는 사실은 지난달 확인됐다. 우리나라 초미세먼지(PM-2.5)중 32%가 중국에서 유입된 것이라는 결론이다. '미세먼지는 중국 탓'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80%에 이르는 상황에서 뭔가 미심쩍은 연구결과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미세먼지 발생에 중국 책임이 있음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처음 규명한 공동연구 결과다. 한·중·일 공동연구보고서에서는 2017년 연평균 초미세먼지 유입 비중만 제시했다. 보통 12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이어지는 '초미세먼지 고농도 시기'의 중국발 유입비중은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고농도 시기만을 놓고 보면 해외요인이 69~82%에 이른다"고 분석한 적이 있다. 지금 이 시기의 중국발 초미세먼지 비중은 여름·가을과 달리 훨씬 높다는 뜻이다.
어찌됐건 한·중·일 공동연구로 미세먼지를 놓고 중국과 외교담판을 할 수 있는 여건은 만들어졌다. 세계 2위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언제까지나 환경오염 문제로 이웃나라에 폐를 끼쳐서는 안된다. 그들 스스로 책임을 인정하고 해결노력을 보여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당선되기전에 가졌던 그 의지대로 시진핑 주석에게든 리커창 총리에게든 당당하게 미세먼지 해법을 따져야 한다. 숨막히는 국민들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최경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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