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1조에 산 CJ 가양동 땅 코엑스처럼 개발"
입력 2019-12-09 18:03  | 수정 2022-06-15 14:56
지난 6일 매각 우선협상자가 결정된 서울 강서구 가양동 92-1 일대 CJ 가양동 용지. 2007년 바이오연구소 가동이 중단된 이후 12년 만에 새로운 땅 주인을 찾았다. [사진 제공 = 인창개발]
지난 6일 매각 우선협상자가 결정된 CJ 가양동 용지(서울 강서구 가양동 92-1 일대)가 2025년 강남 코엑스와 같은 문화·쇼핑·오피스 복합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 용지는 이례적으로 아파트 등 주거시설은 짓지 않고 100% 업무시설로 채울 예정이어서 서울 서부 지역 업무 중심이자 랜드마크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대기업 혹은 글로벌 기업 본사 등 업무시설을 유치한다는 계획이어서 만일 성사되면 서울 오피스 지도를 바꿔놓을 전망이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6일 CJ 가양동 용지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인창개발(시행사)과 현대건설(시공사)은 용지설계를 공모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인창개발은 금융권과 함께 내년 1분기까지 땅 매각 대금 약 1조원을 CJ 측에 지불할 예정이다. 서울 9호선 양천향교역 인근에 위치한 가양동 용지는 CJ제일제당 바이오연구소가 위치한 곳으로, 서울에 얼마 남지 않은 '금싸라기' 땅으로 꼽힌다. 2007년 가동이 중단돼 현재까지 활용되지 않다가 12년 만에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인창개발은 내년 2월 온전히 땅 주인이 되면 바로 인허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김영철 인창개발 회장은 "인허가 절차가 1년6개월가량 진행돼 2021년 하반기부터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사기간 40개월을 계산하면 2024~2025년께 CJ 가양동 땅은 용지 개발이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공사비로 2조원가량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총사업비는 3조~4조원으로 예상된다.
CJ 가양동 용지는 용적률 480%에 땅 면적은 10만5762㎡에 달한다. 강남 코엑스(4만7130㎡) 용지의 2배가 넘는 크기다. 시행사인 인창개발은 이 가양동 용지를 업계 예상과는 정반대로 100% 업무시설로 채울 예정이다. 마곡지구와 가까워 주택 수요가 많긴 하지만 그보다는 지식산업센터 등 업무시설과 문화·쇼핑 복합시설로 채워 제2의 코엑스를 만든다는 게 인창개발 계획이다.
더군다나 인근에 김포공항이 위치해 건물을 최고 15층까지만 올릴 수 있다. 마천루를 짓지 못하기 때문에 코엑스처럼 '지하공간'을 거대한 '선큰' 구조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영철 인창개발 회장
김 회장은 "사업의 안정성을 추구한다면 아파트를 짓는 것이 낫겠지만 장래성을 생각했을 때 업무·문화시설을 짓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세계적인 디자인을 차용해 국내 업무시설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겠다. 코엑스와 같이 누구나 와서 놀 수 있는 복합공간을 짓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인창개발은 대기업 또는 글로벌 기업의 본사나 업무공간(오피스)을 유치할 계획이다. 일종의 '구글캠퍼스' '삼성캠퍼스' 같은 상징적인 건물을 짓겠다는 것이다.
이번 CJ 가양동 용지 매각에서 11개 팀이 경합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창개발·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두 회사 간 신뢰관계를 통한 '통 큰 베팅' 덕분이었다. 양사 간 진행했던 주택 및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만 해도 6조원에 달한다. 김 회장은 "다른 회사들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지만 우리는 확실히 내년 1분기까지 자금 1조원을 납부하겠다고 밝혔다"며 "그 덕분에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하지 않았음에도 CJ 측 마음을 얻었다"고 전했다.
2014년 설립된 인창개발은 최근 업계 다크호스로 꼽히는 시행사다. 지난해 매출은 2271억원, 영업이익은 144억원을 기록했다. 11년 동안 주인을 찾지 못했던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 내 복합 용지를 4311억원에 매입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나현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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