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신남방 `금융한류`…2년새 50% 성장
입력 2019-12-09 17:58  | 수정 2019-12-09 23:45
◆ 신남방 금융한류 ◆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이 아직 다 가시지 않았던 2009년 12월. 판둑뚜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부행장이 혈혈단신 한국을 찾았다. 베트남이 모델로 삼는 한국의 금융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당시만 해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이 베트남인의 손을 잡아준 곳이 바로 하나은행이었다. 하나은행은 당시 소매(리테일)금융 기술을 BIDV 측에 전수했다.
고마움을 안고 베트남으로 돌아간 그는 10년이 흐른 지난 11월 BIDV 이사회 의장이 돼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을 현지에서 맞이했다. 베트남 최대 은행으로 성장한 BIDV는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 등 일본계 금융사의 갖은 구애를 뿌리치고 하나은행을 2대주주(지분 15%·1조원)로 끌어들였다. 작년 순이익이 3809억원에 달하는 BIDV는 부족한 자본을 확충하고, 하나은행은 다소 부진했던 베트남에서 안정적 수익 원천을 확보하는 '윈윈' 계약이 성사된 것이다.
하나금융이 신남방 지역 대표 국가인 베트남에서 거둔 성공은 여러 사례 중 하나일 뿐이다. 신한·KB금융·우리·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가 신남방 국가들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회 삼아 최근 2년 새 괄목상대할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외국계 은행 1위로 자리 잡았다.
우리은행은 캄보디아에서 인수한 소액대출사와 저축은행 합병에 대한 예비인가를 최근 받아냄에 따라 외국계 1위 상업은행 설립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신남방국가는 한국 기업 진출이 활발한 베트남, 동남아 최대 시장 중 한 곳인 인도네시아, 금융산업 개방 초기인 캄보디아 등 아세안 10개국과 인도를 포함한 11개국을 뜻한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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