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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현장]바이럴마케팅 수면 위로… 공정성 저해 `음원사재기 의혹` 돌파구는?
입력 2019-12-09 17:5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해묵은 '음원 사재기' 논쟁이 2019년 겨울 본격 재점화, 가요계를 강타했다. Mnet '프로듀스X101' 조작 의혹 역시 제작진이 구속 기소되는 등 현실로 드러났다. 모두 '공정성'을 저해하는 이슈로 지구촌에서 사랑받고 있는 K팝의 위상에 먹칠을 하고 K팝 발전을 저해하는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의 우려가 크다.
음원 사재기 이슈는 지난달 24일 블락비 박경이 특정 가수의 이름을 거론한 소신 발언 이후 음원 사재기를 직, 간접 경험했다는 가수들의 발언이 쏟아지며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면서 사재기 근절 움직임이 힘을 얻고 있지만 음지에 감춰진 사재기의 '실체'를 가려내기까지는 여전히 요원한 것이 현실. 이에 대한 해법은 무엇일까.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로 음원사재기 예방 및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의 공정 환경 조성을 위한 '온라인 음원차트와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 공정성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홍세희 지니뮤직 본부장은 온라인 음원차트의 공정성 및 대중음악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발제에 나서 ▲온라인 음원차트 순위의 공정성 ▲음원사재기 무엇이 문제인지, 바이럴 마케팅과 음원차트 ▲온라인 음원차트가 대중음악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홍 본부장은 "사재기 이슈는 차트의 공정성 문제와 플랫폼의 브랜드 이미지에 리스크 요소"라며 "이용 현황 모니터링 및 자체 자율 조치를 시행 중"이라며 사재기 의혹 가수들이 대부분 이용하고 있는 일명 '바이럴 마케팅'의 콘텐츠 홍보 효과가 음원 차트 순위 상승과 어떤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플랫폼 자체 조사 결과에 대해 소개했다.
하지만 홍 본부장은 "음원 사재기 의심 ID를 전수 조사해 ID 생성 여부, 감상 곡 연관성, 이용 상품 및 구매 시점 등 인위적 행위 여부의 가능성을 조사했으나 의심사항 판별이 불가했다"며 "특정 업체에서 일괄적, 인위적으로 돌렸다고 판단하기에는 어려웠다"고 밝혔다.
또 홍 본부장은 "SNS 바이럴 마케팅, 일명 페북 픽 등의 영상 업로드 후 순위 증가하는 홍보 효과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홍 본부장은 "직접적으로 페북에서 봤다고 추적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에 그 흐름에 대한 추이를 모니터링할 뿐이지 직접적으로 특정 고객이 어디서 넘어왔다고 단정지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홍 본부장은 "플랫폼사에서 방관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주시는데, 이미지 훼손 자체는 고객과의 신뢰 관계 그리고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음원 사재기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플랫폼사만 조사해서는 나오기 어려운 한계점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홍 본부장은 "플랫폼의 사재기 모니터링 및 자율 조치만으로는 현실적 한계가 있으므로 음원 사재기의 정확한 정의 및 명확한 기준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홍 본부장은 실시간 차트 폐지가 해법이 될 수 없다며 "창작자와 제작사, 플랫폼 모두 건전한 음악산업 활성화를 위한 자율 정화 노력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으로 세미나를 마쳤다.
발제에 이어 종합 토론자로 나선 김태훈 한국연예제작자협회 이사는 "고전적 방식의 음원 사재기는 사라졌다고 생각하지만 방법적인 부분에서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논란이 되고 있는 발라드 신인 가수들의 마케팅도, 음악 소비 환경도, PR 방식도 많이 달라닌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는 그러면서 "마케팅 변화 부분에 기술적인, 조회수 높이는 기계적 방법이 포함돼 불공정한 사례가 포함되는 게 있는지 전문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별 발라드'의 비정상적 강세에 대해서는 장르 다양화 측면에서 아쉬움을 전했다. 김 이사는 "보편적으로 좋아할만한 발라드, 이별 위주의 가사를 만들고 거기에 후렴구는 고음을 넣고, 바이럴 마케팅으로 순위가 올라가는 환경에 대해서는 우려 된다"며 "상업적인 성공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창작할 수 있는 권리가 준비되고 개선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종합 토론자로 나선 윤동환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부회장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를 통해 '(댓글실명제/실시간차트 폐지/실시간 검색어 폐지)조작과 불법, 살인자들이 지배하는 세상을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윤 부회장은 토론에서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한 홍보는 타켓팅, 기간, 금액 설정 등이 가능하다"며 "특정 페이지를 팔로잉하고 있지 않아도 무작위로 홍보 게시물이 이용자들의 개인피드에 뜨고 투자를 많이 할수록 더 많은 이들에게 노출을 할 수 있는 구조인데, 정부에서는 전혀 규제를 하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정 바이럴 업체에 홍보를 맡겼을 경우 음원순위가 급상승하는 상황도 지적했다. 윤 부회장은 "현재 국내에서 많은 가수들과 일하는 바이럴 업체는 네 군데 정도인데, 이곳들에 홍보를 맡긴 가수들은 차트 순위에는 있지만 대중에게는 평가가 좋지 않은 공통점이 있다. 페이스북 홍보 게시물 중 '좋아요'는 2~3개인데 공유 수는 수백 개인 경우를 목격했다"면서 "확실하진 않지만 페이스북 내에서도 음원사이트와 마찬가지로 '유령 계정'이 존재하지 않나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프듀' 사태 이후 존폐 기로에 놓인 오디션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와 신뢰 회복 방안에 대한 발제도 진행됐다. 발제자로 나선 이데일리 김은구 기자는 '오디션 프로그램 폐지가 답일까'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오디션의 긍정적 영향에 대해 짚었다.
김 기자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장범준, 서인국, 악동뮤지션 등 무명의 가수 지망생을 스타로 발돋움하게 하며 가요계 장르 다양화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또 "중소기획사의 든든한 기반을 확보하게 하며 아이돌 그룹의 새로운 활력이 된다"며 뉴이스트, 빅톤, 핫샷 등의 사례를 들었다.
김 기자는 또 청하, 김동한, 하성운 등의 사례를 들며 "가요계의 빈익빈 부익부 해소에도 일조했으며, 신인 발굴을 통한 기획사 수익 구조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대중음악 팬층 확대에도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관건은 '공정성'과 '신뢰성' 회복이다. 김 기자는 투표 결과 합산 과정의 공정한 판단과 감독을 위한 '오디션 감시 기구 설치', 'PD픽' 등 문제가 된 부분 관련해 '방송 분량 편중 사전 고지', 또 시청자 의견 수렴 방식 다양화 등을 공정성 및 신뢰성 회복을 위한 방법으로 들었다. 또 "수직계열화 방지를 위한 방법적 고민, 방송사가 수익 배분을 포기하는 것도 방송사, 가수, 기획사 상생을 위한 해법"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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