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SK하이닉스에 신라젠까지 韓대표주 팔아치운 블랙록
입력 2019-12-09 17:38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코스피와 코스닥을 대표하는 종목인 SK하이닉스와 신라젠 주식을 대거 처분했다. 지난주까지 '팔자' 공세를 이어온 외국인 투자자들 궤적과 유사한 행보다. 블랙록은 주로 단타가 아닌 장기 투자를 하는 운용사로 유명하다. 이런 운용사가 두 종목 주식을 대거 매도한 만큼 한국 주식의 매력도가 그만큼 낮아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BlackRock Fund Advisors)는 SK하이닉스 지분율을 5.08%에서 4.02%로 낮췄다. 회사 측은 "투자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장내에서 해당 주식을 매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지난 6일에도 신라젠 지분율을 5.01%에서 3.61%로 약 1.40%포인트 줄였다고 공시했다. 마찬가지로 장내 매도를 통해 처분했다. 두 회사에 대한 지분 축소 모두 지난달 26일 단행됐다. 각각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권인 두 종목 비중을 잇달아 축소한 것이다. 이날 종가 기준 SK하이닉스는 코스피시장에서 두 번째로, 신라젠은 코스닥에서 스물세 번째로 시가총액이 크다.
블랙록 행보는 '팔자' 공세를 이어온 대다수 외국인들 패턴과 유사하다.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 지난달 7일부터 이달 4일까지 20거래일 연속 주식을 팔아치웠다. 대만과 일본에서는 주식을 매수하면서 한국에서만 5조원 규모 자금을 회수해 갔다.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는 블랙록 그룹 산하 투자자문사다. 지난해 말 기준 약 1조3557억달러(약 1613조원) 규모 자산을 굴리고 있다. 그룹 전체 운용자산(6조8400억달러) 중에서 20% 안팎을 책임지는 셈이다. 블랙록은 엘리엇, KCGI와 같은 행동주의펀드와 달리 지분 확보로 경영권을 행사하려 하지 않는다. 시장참여자들은 이런 점을 감안해 블랙록의 지분 투자 이슈를 '호재'로 받아들여왔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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