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명 소속사 전 임원 '음원 사재기 견적서' 공개 파문
입력 2019-12-09 14:54  | 수정 2019-12-09 14:55
최근 유명 소속사의 전 이사가 음원 사재기 견적서를 자신의 SNS에 공개해 논란이다.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음원 사재기의 견적서로 추정되는 사진이 공개돼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음원 사재기 견적서를 공개하겠다"라는 제목으로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작성자는 유명 소속사의 전 이사인 A씨가 자신의 SNS에 "음원 사재기를 누가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음원사재기는)수십년간 순수한 노력과 공정한 경쟁의 결을 벗어난 결과다"라면서 "차트를 위한 상술과 편법, 불법의 차이는 무엇이냐"고 말하며 음원 사재기 견적서를 공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개된 견적서는 음악차트 순위와 시간에 따라 가격이 다르게 명시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음악 플랫폼 차트 100위권 진입을 1일 동안 유지하면 8800만원, 50위권 진입을 1일 동안 유지하면 2억5000만원입니다. 다른 플랫폼에선 50위권 진입이 3000만원, 10위권 진입이 5000만원입니다. 또 기간 연장시 순위에 따라 최소 500만원에서 최대 800만원까지 지급해야 합니다. A씨는 "인디 등 비주류 음악 뮤지션들만 음원 사재기를 한다고 생각하지 말라"면서 "(음원 사재기는)장르를 가리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그룹 블락비 멤버 박경이 지난달 24일 음원 사재기 의혹을 제기하며 바이브, 송하예, 임재현 등 가수의 실명을 거론해 사재기 이슈가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이에 방탄소년단 멤버 진, 성시경, 술탄 오브 더 디스코 등도 가요계 고질병인 음원 사재기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박경의 말에 힘을 실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음원 사재기를 특정할 증거가 불충분하고 실명이 언급된 가수들이 명예훼손 등의 이유로 잇따라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반짝 논란으로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이번 음원 사재기 견적서 공개는 말로만 무성했던 의혹을 뒷받침할만한 구체적 자료여서 진실이 밝혀질지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방송가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지난 6일 저녁 트위터에 "지난 2015년 음원 사재기 관련 익명으로 제보를 주셨던 모 엔터테인먼트 전 직원분의 연락을 기다립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얼마 전 방송 말미에서도 "음원 순위 조작 업체에서 근무하셨거나 이에 대해 잘 알고 계시는 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라며 제보를 독려 했습니다.

누리꾼들은 관련자들의 처벌을 요구하며 하루 빨리 잘못된 관행이 없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 누리꾼(23무의****)은 "최근 음원차트를 딱 보면 기계로 돌려 순위권을 조정했을 것 같은 노래들이 많다"면서 "사재기를 통해 음원 강자인 척 하는 가수들과 관계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다른 누리꾼(7241****)도 "팬들이 고생해서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열심히 들어왔는데 이런 조작이 사실이라면 너무 허무하다"고 말했습니다.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음원차트의 실시간, 일간, 월간차트 등을 없애면 이러한 음원 사재기 같은 불법이 없어질 것이다"(pola****)라는 누리꾼의 댓글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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