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전 울산시장 주변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경찰 수사를 받았던 박기성 전 울산시장 비서실장이 이틀 연속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어제(8일) 낮 12시쯤 출석한 박 전 실장을 상대로 오후 5시쯤까지 약 5시간가량 조사했습니다.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서울중앙지검 1층 현관에서 취재진과 만난 박 전 실장은 "황운하 청장을 고발한 고발인으로서 조사를 받으러 온 것"이라며 "알고 있는 내용에 대해 충실히 답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박 전 비서실장과 관련된 비위 의혹이 이미 지역에서 잘 알려진 것이었다는 송 부시장의 주장에 대해서는 "내 사건과 관련한 단 하나의 언론 보도도 없었는데 울산사람들이 다 알고 있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반박했습니다.
박 전 실장은 전날에도 밤 9시쯤부터 약 3시간 동안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당시 조사에서 그는 경찰 조서에 익명으로 박 전 실장에 대한 비리의혹 관련 진술을 남긴 인물이 송 부시장임을 파악한 경위 등에 대해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전 실장은 조사에서 '송 부시장이 경찰에서 참고인 진술을 한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등을 검찰이 물어 "그 전부터 강한 의심을 품고 있다가 최근 경찰관 A 씨 등의 재판 때 알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경찰관은 김 전 시장 동생의 비리 의혹을 고발한 건설업자에게 수사상황 등을 누설한 혐의 등으로 올해 5월 기소됐습니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그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3년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송병기 부시장도 6일과 7일 연속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6일에는 그의 집과 울산시청 집무실, 관용 차량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습니다.
울산경찰청은 지난해 경찰청에서 내려온 비위 첩보를 근거로 박 전 실장에 대한 수사를 벌였습니다. 이 첩보는 송 부시장이 제보한 내용을 청와대에서 경찰청에 이첩한 것이었습니다.
경찰은 당시 박 전 실장의 비위 의혹을 수사할 목적으로 울산시청을 압수수색한 작년 3월 16일 전후로 송 부시장을 3차례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송 부시장이 자신의 첩보로 시작된 수사에서 참고인으로 나선 점과 경찰이 진술 조서에서 익명을 사용해 송 부시장의 신원을 가린 부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당시 경찰 수사가 정치적 의도 속에서 진행된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살만한 대목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전후해 김 전 시장 주변의 비위 의혹 수사를 담당했던 울산청 소속 경찰 10명에 대해서도 검찰은 소환을 통보했습니다.
검찰은 최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할 것을 통지했지만 해당 경찰관들 중 소환에 응해 조사를 받은 사람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김 전 시장 주변 비리의혹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황운하 청장과 비리 첩보 이첩에 관여한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 '윗선'의 소환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