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답해드립니다] 투명 페트병으로 바꿨더니 음료수에 침전물이?
입력 2019-12-08 14:00  | 수정 2019-12-08 15:05
밀키스 패키지 리뉴얼 전후. [사진 제공=롯데칠성음료]

"음료수 '밀키스'에 갈색 이물질이 있는데 마셔도 문제 없는 건가요?"
최근 편의점들은 밀키스 제조사인 롯데칠성음료로부터 한 공문을 받았습니다. '밀키스 침전 관련 소명자료'라는 제목의 공문에는 밀키스에서 발견된 황색 침전물에 대한 설명이 담겼습니다. 음료에서 갈색에 점성을 띈 물질이 발생되면서 소비자들의 문의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공문에서 "침전물은 이물질이 아닌 밀키스의 원재료 중 혼합분유 및 대두다당류 혼합물질"이라며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밝혔습니다. 일명 '탄산 우유'로 불리는 밀키스에는 혼합분유(탈지분유)와 대두다당류(대두) 성분이 함유됐는데, 흩어져있던 대두다당류 성분이 진열 시간 동안 뭉치면서 아래에 쌓여 생기는 현상이라는 설명입니다.
차윤환 숭의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아미노산과 단백질 등이 당 성분과 결합되면 색이 갈색으로 변하는 '메일라드 반응(Maillard reaction)'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실제 밀키스에는 코카콜라와 사이다, 암바사 등 타 탄산음료와 달리 단백질 1g(2%)이 들어있습니다.
밀키스의 황색 침전물이 수면위로 떠오른 건 사실 투명 페트병 때문입니다. 앞서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초 밀키스 출시 30주년을 맞아 기존 녹색 페트병을 채활용이 쉬운 투명 페트병으로 변경했습니다. 이는 업계에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라 오는 25일부터 유색 페트병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선제적 조치에 나선 사례로 꼽힙니다.

그러나 그동안 초록색 페트병에 가려져있던 황색 침전물이 투명 페트병으로 교체된 뒤 눈에 잘 띄게 되면서 예상치못한 상황을 맞게 된 셈입니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인체에는 무해하나 외관상 소비자들의 심리를 위해 황색 침전물이 발생하지 않는 원료로 교체할 계획입니다.
이 같은 고민은 롯데칠성음료에서 그치지 않을 전망입니다. 올해 말부터 모든 소주와 맥주, 음료 등의 플라스틱 용기를 모두 무색으로 교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맥주업계의 반발이 큽니다. 맥주 갈색 페트병은 햇빛을 차단해 주 원료인 홉의 단백질 성분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이를 무색으로 바꿀 경우 직사광선과 자외선 등에 의해 맛과 색이 변질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읍니다.
이에 환경부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 적용 대상에서 일단 맥주를 제외하고 이달 중 맥주의 갈색 페트병 사용 연구용역을 발표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입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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