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하명수사 논란 중심에 선 황운하 대전경찰청장 9일 북콘서트
입력 2019-12-08 13:21 

청와대 '하명 수사' 논란 한 가운데에 있는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책 출간과 맞물려 북 콘서트를 연다. 그간 검찰을 앞장서 질타해온 대표적 검경수사권 분리론자여서 검찰에 대한 날선 비판을 쏟아낼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8일 경찰 등에 따르면 황 청장은 9일 오후 7시 대전 중구 대전시민대학 식장산홀에서 출간기념회를 개최한다. 황 청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40여년 간 경찰 생활을 담은 책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해요미디어)'를 출간했다. '검찰과의 전쟁', '잊지 못할 사건들' 등 총 4부로 구성돼 있다.제목에 명시된 '고래고기 사건'도 책에 상세히 나온다. 이 사건은 2017년 경찰이 울산에서 불법포획 증거물로 압수한 고래고기를 검찰이 유통업자에게 다시 돌려주도록 해 벌어진 대표적 검·경 갈등 사례로, 황 청장은 울산지방경찰청장 재직 시절이던 당시 이 수사를 지휘했다. 최근 사망한 청와대 특수감찰반 출신 검찰 수사관 A모씨가 당시 울산에 이 사건 동향을 파악하러 갔는지, 김기현 전 울산시장을 사찰하라는 청와대의 하명을 받고 갔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며 다시 소환됐다.황 청장은 책에서 "2년 가까이 진행된 고래고기 수사는 검찰 비협조 속에 성과 없이 끝났다"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를 받았던 검사도 해외연수를 떠났다"고 밝혔다.
경찰 내부에서는 북 콘서트에서도 검찰에 대한 성토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황 청장은 경찰 내에서 지속적으로 검·경 수사권 분리를 주장한 인물이다.평소 자신의 소신을 가감 없이 표현했던 만큼 비판 수위가 낮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앞서 황 청장은 '2일 집행한 검찰의 서울 서초경찰서 압수수색 영장에 자신이 피의자로 적혀 있었다'는 소식에 대해 "(검찰은) 참 한심한 조직"이라고 힐난했다.
황 청장의 이번 북 콘서트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행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행사가 진행되는 대전 중구는 황 청장이 경찰복을 벗은 뒤 출마하려고 마음먹은 지역구이다. 황 청장이 하명수사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경찰 명예퇴직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공직자 사퇴 시한인 다음 달 16일까지는 다소 시간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대전 = 조한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