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12월 6일 뉴스초점-고교 한문시험 정치적 편향 논란
입력 2019-12-06 20:06  | 수정 2019-12-06 20:27
과거 스승이었던 자신을 비판한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에 대해 조국 장관이 느꼈을 심정을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답은 배은망덕입니다. 아들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것을 두고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느꼈을 심정을 사자성어로 하면? 답은 유구무언.

모 고등학교 한문 시험에 나온 문제입니다. 문제만 들으면 생각하기에 따라 여러 가지 답이 나올 것 같은데, 정답을 보면 시선이 좀 한쪽으로 쏠려있단 생각이 드실 겁니다. 아니나 다를까 학부모들이 문제제기를 했고, 해당 교사는 사과를, 관할 교육청은 경위 파악에 나섰지요.

지난 10월 부산의 모 고등학교에선 조 전 장관의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문제를 출제했다가 교육청의 지시로 재시험을 치렀고, 지난달엔 교사들의 정치 편향 발언을 공개 비판한 인헌고 학생들이 기자회견과 함께 삭발식까지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교육 현장 곳곳에 정치가 끼어든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여기에 어른들이 가세했다는 겁니다. 교사들의 일부 부적절한 발언을 확인하고도 정치 편향적 활동은 아니었다며 향후 주의하란 지시조차 제대로 내리지 않은 교육청. 삭발하는 아이들을 말리진 못할지언정 옆에서 전교조 해체를 주장하며 논란을 확산시키는 단체들까지 말입니다.

단순히 교육 현장의 정치 편향성을 논하자는 게 아닙니다. 법적으로 교원은 교육 현장에서 정치적으로 중립의 의무를 지켜야 하는 게 맞습니다. 물론 학생들이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도 필요하고요. 하지만 어른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시시비비도 가려지지 않은 사안에 대해,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는 행위를 꼭 해야만 하는 걸까요.

지금 세계 각국의 교육 현장은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아이들이 어떻게 대비하게 할 수 있을까 스스로 답을 찾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지도하느라 바쁩니다.

당장 입시에, 또 사회적 문제까지 휩싸인 우리 교육 현장에서, 과연 미래라는 걸 찾아볼 수 있기는 한 건지, 우리 어른들은 지금이라도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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