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신생아 딸 유기치사' 아빠 잠적…엄마 "시신이라도 찾고싶다"
입력 2019-12-06 11:43  | 수정 2019-12-13 12:05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신생아 딸을 방치하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부 중 남편이 1심 선고를 앞두고 잠적했습니다.

별거 중 자신의 죄를 수사기관에 털어놓고 수사에 협조한 아내는 사라진 아기 시신이라도 찾게 해 달라며 흐느꼈습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유기치사 혐의로 기소된 남편 42살 김 모 씨와 부인 40살 조 모 씨의 1심 선고기일을 김 씨의 불출석에 따라 내년 1월 31일로 연기한다고 오늘(6일) 밝혔습니다.

남편 김 씨는 앞서 지난달 22일 열린 첫 선고기일 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김 씨의 국선 변호인도 김 씨와 연락이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김 씨 소재를 찾아달라며 경찰에 '소재탐지촉탁'을 보냈습니다.

지난 선고기일에 이어 이날도 출석한 부인 조 씨는 무거운 표정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조 씨는 취재진에게 "(남편은) 벌을 받고 싶지 않아 도망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빨리 나와 결론을 짓고 헤어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와 조 씨는 2010년 10월에 여자아이를 낳고도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다가 두 달 만에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아이에게 예방접종을 한 차례도 하지 않는 등 방치했고, 아이는 결국 고열 등으로 숨졌습니다.

검찰은 수사 결과 출생 신고가 안 돼 서류상으로는 존재하지 않았던 아이가 사망했으며, 이들 부부는 아이의 사망 사실을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수사는 부인 조 씨의 자수를 계기로 시작됐습니다.

조 씨는 아이가 숨진 뒤 시신을 포장지 등으로 꽁꽁 싸맨 뒤 흙과 함께 나무 상자에 담고 실리콘으로 밀봉해 수년간 집 안에 보관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현재 이 아기의 시신 행방을 아는 사람은 남편 김 씨뿐이라고 했습니다.

조 씨는 "(지금 키우는 다른) 딸에게는 미안하지만, 아기를 지켜주지 못한 내가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울먹였습니다.

그러면서 "(숨진) 아기를 찾고 싶다"며 "내가 배 아파 낳은 새끼인데, 눈을 뜨고 보낸 그 아이가 지금 어디 있는지 그거라도 알려달라고 (남편에게) 말하고 싶다. 그 아이에게 늦게라도 보금자리라도 만들어주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앞서 검찰은 남편 김 씨에게 징역 5년을, 부인 조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구형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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