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中과 무역협상 데드라인 없어"…재선 이후 가능성 시사
입력 2019-12-03 21:15 

"나에게는 '데드라인(마감시한)'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 합의가 내년 말 미국 대선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고 밝히면서 협상과 관련해 "데드라인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영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런던 주재 미국대사 관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입장을 나타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수주 안에 미중간 1단계 무역합의를 기대했던 시장의 기대감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의 무역협상 합의가 자신이 원할 경우에만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자신은 협상에서 매우 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내가 해내기를 원한다면 중국과의 합의를 매우 잘 할 것"이라며 "그들이 원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원하느냐에 달려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들(중국)은 지금 합의를 하고 싶어한다"며 "합의가 올바른 것인지를 지켜볼 것이다. 합의는 올바른 것이어야만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여러 가지 면에서 중국과의 합의를 선거 이후까지 기다리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오는 2020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다만 최근에 막판 협상중인 미중간 1단계 무역협상의 최종 서명 시기를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이후의 2·3단계 협상을 지칭한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진행중인 협상에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해석된다.

트럼프의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유럽 증시는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은 그동안 글로벌 경제를 짓눌러 온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완화되기를 기대해왔다.
전날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그때(오는 15일)까지 아무런 일도 발생하지 않는다면 예정대로 15% 추가 관세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소매업자들은 (상품을) 채워뒀기 때문에 오는 15일 1560억달러 상당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매겨도 올해 크리스마스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하기에 정말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협상단은 미중 1단계 합의 일환으로 관세를 철회하라고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 중국 환구시보는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1단계 협상에서 최우선 순위로 생각하는 것은 중국 상품에 대한 기존의 관세를 철폐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은 6.0%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분기별 경제성장률을 발표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양측은 지난 10월 제13차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1단계 합의에 상당한 진전을 이뤘지만, 이후 정상 간 서명을 위한 세부 협상을 한 달 넘게 이어오고 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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