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AI 활용한 대장암 예후 예측법, 고가의 RNA 분석 방법 대체 가능"
입력 2019-12-01 13:07 
대장암 조직 슬라이드를 스캔하는 모습. [사진 제공 = 서울대병원]

정확한 예후 예측을 위해 값비싼 RNA 분석을 동원해야 했던 대장암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AI(인공지능) 진단방법이 조만간 나오게 될 전망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병리과 강경훈·배정모 교수와 유승연 전공의로 구성된 연구팀은 2005-2012년 채취한 환자 578명의 대장암 조직 슬라이드를 디지털화해 AI로 분석한 결과 고가의 대장암 병기 진단 방법과 큰 차이가 없는 결과가 나타났다.
특히 학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유승연 서울대병원 전공의가 AI기업의 도움 없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사용해 이번 진단 방법을 개발하는 데 힘을 보탰다.
연구팀은 대장암 조직의 슬라이드를 스캔해 디지털 이미지로 만든 뒤 종양 조직 내 면역세포의 침윤·섬유화 정도를 208종의 파라미터로 측정하는 AI 프로그램을 제작해 환자들을 다섯 가지의 대장암 유형으로 분류했다.

연구 결과 이 다섯 가지 유형은 고가의 CMS 분석법의 종양 유형과 1:1 대응되는 특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CMS 기법은 환자의 대장암 조직에서 RNA를 추출한 뒤 마이크로어레이 또는 RNA 시퀀싱으로 유전자 발현 양상을 파악한다. 그러나 워낙 고가의 진단법이기에 실제 환자의 적용에는 한계가 있어왔다.
보통 암 환자의 치료 계획은 종양 크기 및 임파선·원격 전이 여부를 기반한 TNM 병기를 기준으로 수립한다. 이른 병기로 진단된 환자는 수술 후 추적관찰하고 진행된 병기는 수술 후 항암치료를 추가한다. 많이 진행된 상태로 수술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면 항암치료 위주로 진행한다. TNM 병기가 환자의 예후, 즉 5년 생존율을 잘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장암은 TNM으로 예후가 명확히 예측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2기로 판정된 환자가 3기보다 더 나쁜 경과를 보일 때도 있을 정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이 CMS였다.
배정모 교수는 "새로 개발한 분류법으로 CMS와 동일한 결과를 얻었다는 것은 조직병리 이미지에 대한 AI 기반 분석이 RNA를 이용한 전체 유전자 발현 분석만큼 유용한 정보를 추출할 수 있는 방법임을 입증한 것"이라며 "이 정보를 기존에 알려진 예후 인자들과 함께 활용하면 재발 위험성이 높은 대장암 환자를 보다 잘 찾아내어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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