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인터뷰①] `동백꽃` 오정세 "노규태 외로운 친구, 대본 그대로 구현"
입력 2019-11-30 07:30 
오정세가 '동백꽃 필 무렵'을 촬영하면서 위안받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제공|프레인TPC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배우 오정세(43)의 열정과 노력이 만들어 낸 디테일 속에 ‘동백꽃 신스틸러 노규태가 탄생했다.
오정세는 21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에서 밉상인데 밉지가 않은 노규태 역을 맡아 열연했다. ‘동백꽃 필 무렵은 편견에 갇힌 맹수 동백(공효진 분)을 깨우는, 촌므파탈 황용식(강하늘 분)의 폭격형 로맨스를 그린 작품. 탄탄한 극본, 배우들의 열연, 재기발랄한 연출 등이 어우러져 최고 시청률 23.8%로 종영했다.
오정세는 ‘동백꽃 필 무렵 촬영이 어땠냐고 묻자 스트레스 많이 받았다”며 의외의(?) 발언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인터뷰 당시에도 대본의 지문과 대사를 줄줄 읊은 오정세. 때로는 잘해야 한다는 부담에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연기했기에 할 수 있었던 말이었다. 그러면서 오정세는 되게 행복하다. 많은 사람이 위로받았다고 이야기한다. 저희가 찍었지만 고맙고 위안 받았다. 행복했다”며 미소지었다.
밉상으로 낙인찍힐 수 있는 노규태를 차지게 살려낸 오정세는 설정 자체가 제 대본에 ‘선은 넘지 말자고 적었다. 그 선이 어딘지 모르지만 안 넘으려고 했다. 작가님도 규태는 좋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해줬다. 분란을 일으키지만 좋은 사람이다. 자칫하면 불편한 사람을 어떻게 이쪽으로 데려올까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찾은 답은 외로운 친구라고 생각했어요. 외로워서 동백을 사랑하고 향미(손담비 분)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외로우니까 누가 건드리면 마음이 훅훅 가는 인물로 그렸어요. 외로우니까 이 사람의 행동을 정당화하자는 건 아니에요. 왜 이렇게 움직였는지를 풀어야 했고, 2% 부족한 인물로 설정해서 불편하지 않은 캐릭터로 가려고 노력했죠.”
오정세가 '동백꽃 필 무렵'의 노규태는 외로운 친구라고 말했다. 제공|프레인TPC

만약 오정세가 노규태를 만나면 친해졌을까. 그는 저는 나서는 사람을 불편해했다. 규태랑 친해지지 못하겠지만, 이해는 했을 것 같다. 초반에는 안 맞는 사람일 수도 있지만, 규태는 속이 보이는 사람이니까 이해할 것 같다”고 답했다.
오정세는 노규태의 모티브에 대해 슈퍼에서 알바 할 때 다섯 살짜리 애가 껌을 훔쳐가더라. 가랑이에 껌을 끼우고 나가더라. 다 티가 나지 않나. 그걸 보니까 헛웃음이 나오더라. 뭔가 나쁜 짓을 해도 수가 보이는 인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노규태 행동의 근원을 찾으려고 했다. 실제로는 노규태와 많이 반대”라고 말한 오정세는 교집합도 있다. 2%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저는 항상 부족한 사람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스스로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에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고도 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밑에 있는 거였죠. 우선은 대본에 드러난 그대로 구현하는 게 1차 목표였어요. 그게 95%라면, 5%는 자유롭게 하려고 했어요. 왜 이렇게 됐을지 디테일을 그리는 거죠. 의상도 제작해서 입었고요. 실제론 멋스러운 스타일인데 규태가 입으면 과한 스타일로요. 제가 집에서 입는 의상을 가져오기도 했고요. 대통령 경호실장이라고 적힌 시계도 중고나라에서 구해서 찼어요. 허리띠도 다 안 채우고, 그런 허술함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오정세는 `동백꽃 필 무렵`의 노규태를 잘 표현하기 위해 화면에 보이지 않는 책까지도 디테일하게 생각하고 준비했다. 제공|프레인TPC

오정세는 노규태의 키워드 ‘외로움에 맞춰 서재에 둘 책까지 고민해 소품 팀에게 부탁했다. 그는 그런 정서들이 화면에 대놓고 보이지 않지만, 연기할 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오정세는 규태를 속이 보이는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규태에 대해 접근한 건, 책이 완벽하니까 책대로 구현하려고 했다. 그래서 규태의 정서나 디테일에 치중했다. 저도 극이 흘러갈수록 어떻게 풀릴지 궁금해하면서 봤다”고 이야기했다.
‘동백꽃 필 무렵에서 스릴을 담당했던 ‘까불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저도 궁금해하면서 봤다. 시청자처럼 어떻게 풀릴지 궁금해했다”며 흥식이일지 흥식이 아버지일지 저희도 몰랐다. 규태를 의심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규태는 까불이가 아니었다. 고라니를 치고 구안와사가 왔다고 하지 않나. 그걸 보면서 더욱더 까불이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인터뷰②에 계속)
skyb1842@mk.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