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오정세의 작은 영웅들, `동백꽃 필 무렵`의 사람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인터뷰②에서 이어)배우 오정세는 동백꽃 필 무렵의 향미로 나온 손담비, 용식을 연기한 강하늘과도 차진 연기 호흡을 보여줬다.
오정세는 손담비에 대해 초반에 연기하면서 향미랑 담비랑 교집합이 많다고 생각했다. 안심되더라. 지금은 우리가 구현된 걸 보지만 아마 어려움과 스트레스도 있었을 거다. 담비가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안 지치고 좌절 안 하고 건강하게 이긴 느낌이 든다. 작품 끝나고 박수쳐 주고 싶은 정서가 있다. 향미가 쉽지 않은 캐릭터지 않나”며 애정을 드러냈다.
극 중 투닥투닥 남남 케미를 보여준 강하늘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오정세는 하늘이가 군대 가기 전 영화 뒤풀이에서 만난 적이 있다. 용식이 같은 정서가 있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극했다.
이어 잘 나가고 있는데, 먼저 와서 형 너무 좋다고, 같이 작품 하고 싶다고 말하더라. 저는 좋아하는 선배가 있어도 그렇게 드러내는 스타일은 못 되는데, 하늘이는 먼저 찾아와서 표출하더라. 그렇게 마음이 열려 있는 친구라 저도 열리더라. 이번에 만났는데 반가웠다. 계속 형 최고라고 해주니까 규태도 신이 나고 정세도 신이 나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동백꽃 필 무렵을 통해 많은 배우가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연기 잘하는 사람들이 다 모였으니, 욕심이 나지 않았냐고 묻자 오정세는 그런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작가님의 글을 내가 구현할 수 있을까의 싸움이었다”고 답했다.
오정세는 애드리브처럼 보이는 거의 모든 신이 임상춘 작가의 실제 대본에서 나온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 역시 디테일한 대본에 한 두 번 놀란 것이 아니라며 까멜리아 치부책도 안에 열 몇 건이 다 적혀있다. 흥식이 일기장도 검게 칠해져 있지 않나. 그 전에 다 써서 그렇게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작가님에게 초반에 이 글을 왜 쓰셨냐고 물었다. 규태에 대한 것보다 왜 이 글을 쓰셨는지 물어봤다. 작가님이 소도시에 창문 하나 있는 술집에 한 여인이 보였고 대화는 안 해봤지만, 술집 안에서 얼마나 우여곡절이 있었겠나 싶었다고 하더라. 그 한 여인을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싶다고 생각했다더라”고 귀띔했다.
인터뷰 내내 ‘동백꽃 필 무렵을 향한 진한 애정을 보여준 오정세. 포상 휴가로 떠난 강원도 MT에서 제작진과 배우들 함께 마지막회를 관람했다며 눈물바다였다. 막방 때문에 슬퍼서 운 건지, 이 드라마 마지막 지점이라서 운 건지 모르겠다. 다들 애정을 갖고 달려와서 눈물이 터진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냥 작가님도 감독님도 다 칭찬해주고 싶고 자랑하고 싶다. 서로 토닥여주고 싶고, 이런 글과 배우들과 작업했다는 걸 말하고 싶다. 원래 성향은 자랑하는 스타일이 아닌데도 그렇다. 정말 너무 행복하게 찍었다”고 이야기했다.

오정세가 자신의 작은 영웅들이 되어준 '동백꽃 필 무렵'의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제공|프레인TPC

드라마가 끝난 현재 오정세의 인생 캐릭터는 노규태, 인생작은 ‘동백꽃 필 무렵이라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그는 저 위에 있는 작품은 맞다. 순위를 매기지는 못하겠다. 그런데 위에 자리잡은 작품은 맞다. 저도 위로받고 펑펑 울었다. 시청자로 동백이를 응원하고 싶었고 작가님을 응원하고 싶었고 응원하면서 위로받았다. 되게 신기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오정세는 ‘보통의 영웅들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잠시 고민했다. 쉽지 않은 질문이라는 그에게 ‘동백꽃 필 무렵의 마지막회처럼 누군가의 오지랖, 선의가 기적처럼 느껴진 순간은 언제냐고 물었다. 오정세는 자신을 울컥하게 만든 작은 영웅들에 대해 답했다.
우리 작품이 작은 선의가 기적을 만든다고 하잖아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느낀 건 저도 스태프들 이름을 다 모르지만, 조명 감독님도 막내처럼 오지랖일까 싶을 정도로 먼저 솔선수범해서 휴지도 줍고 열정적으로 하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울컥했어요. 작품 하다 보면 의견이 안 맞거나 갈등이 생길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다들 새 대본을 받으면 너무 재미있어서 그냥 다 풀린다고 하더라고요. 소품팀도 화면에 제대로 잡힐지 아닐지 모르는데 저의 부탁에 책을 정성 들여 만들어주었고요. 저는 도움이 됐지만, 구석에 꽂힐 걸 즐겁게 해줬어요. 스태프들이 어쩌면 영웅은 아닐지도 몰라요. 그런데 ‘동백꽃 필 무렵을 찍은 오정세에게는 작은 영웅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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