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학생 10명 중 1명은 수학 기초학력이 '미달'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 중3 학생 11.8%와 고2 학생 9.0%가 수학 교육과정 내용에 대한 이해도가 20% 미만인 '기초학력 미달'로 집계됐다. 평가 방식이 전수평가에서 표집평가로 전환된 2017년 이후만 보더라도 중·고등학교 수학 과목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3년 연속 10%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9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19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학업성취도 평가는 중3·고2 전체 학생(81만1754명)의 약 3%를 표집해 조사한 결과다. 표집 인원은 중·고등학교 481곳의 2만4936명이다. 고등학교 유형 가운데 일반고 직업반과정, 마이스터고 등은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평가에서 주목할 점은 기초학력 미달 비율만이 아니다. 수학 교육과정의 절반 이상을 이해하고 있는 보통학력 이상 비율도 중3·고2 모두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 과목에서 고2의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지난해 70.4%에서 올해 65.5%로 4.9%포인트 떨어졌다. 2017년(75.8%)과 비교하면 10.3%포인트나 줄어든 것이다. 중3도 2017년 67.6%, 2018년 62.3%, 2019년 61.3% 순으로 수학 과목의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3년 새 6.3%포인트 떨어졌다.
보통학력 이상이나, 기초학력 미달이나 어느 기준으로 보든 중·고등학생의 수학 과목 성취수준이 낮아지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중·고등학교 모두 국어·영어보다 수학에 대한 자신감과 학습의욕이 국어와 영어에 비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는 '제3차 수학교육 종합계획'을 내년 1월 발표할 예정이다.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흥미, 자신감, 성공경험 등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활동·탐구 중심의 수학 교육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2015년 교육부는 '제2차 수학교육 종합계획'을 내놓으며 학습량과 난이도를 낮춰 학생들이 수학을 즐기며 배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수학교육 종합계획 5년차인 현재 학생들의 수학 기초학력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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