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양도소득세를 회피하기 위한 개인 투자자들의 매물 출회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연말 코스닥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들의 변동성 장세를 경고하면서도 단기 눌림목을 노린 저가 매수 전략을 추천하고 있다.
29일 증권가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매년 12월 한달 동안 순매도세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은 2012년 이후 매년 순매도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의 개인 순매도 규모는 코스피 1234억원, 코스닥 346억원이었다.
증권가에서는 매년 연말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기조가 이어지는 것은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이 되는 대주주 요건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장사의 주식 매매는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다만 코스피 상장사의 지분 1%, 코스닥 상장사의 지분 2% 이상 또는 시총 15억원 이상의 상장사 지분을 보유하면 대주주로 간주해 20~30%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 예를 들어 시가총액 300조원의 삼성전자 주식을 단 16억원 어치 갖고 있더라도 대주주 요건에 해당돼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또 10억원 어치의 주식을 샀는데 주가가 올라 보유 가치가 15억원이 됐더라도 과세 대상이 된다. 양도소득세를 피하기 위해 매년 연말에는 큰손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 주식 일부를 시장에 내다팔게 된다는 설명이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매년 말마다 개인들의 매도세가 짙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12월, 이르면 11월 부터 개인들은 대주주 회피성 매도 전략을 실행한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코스닥 시장에서 11~12월에 개인들이 순매도에 나서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개인 투자자들의 절세 매도 물량의 규모가 다소 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내년 4월부터 대주주 요건에 해당하는 시총 규모가 1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시총 요건이 25억원에서 15억원으로 줄어들기 직전 해인 2017년에도 연말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규모가 평년에 비해 훨씬 컸다. 코스닥 시장에서 12월 개인 순매도 규모는 지난 2015년 209억원, 2016년 143억원에서 2017년 146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연말로 갈수록 올해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중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종목들이 변동성을 나타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가 강했던 종목은 개인 매물을 기관이나 외국인이 받아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종목의 경우 개인 대량 매물이 출회되면 주가가 약세를 보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12월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을 이용한 저가 매수 전략도 추천하고 있다. 절세를 목적으로 지분을 일부 매도했다가 다음해 1월 재매수에 나선다는 점을 감안해 일부 종목의 단기 낙폭 과대가 나타날 경우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는 조언이다.
작년 12월 개인 순매도액이 50억원을 상회한 종목 중 12월 하락률이 10%가 넘은 종목의 1월중 평균 상승률은 22%에 달했다 또한 작년 12월 개인 순매도액이 시총 대비 2% 이상인 종목 중 12월 하락률이 10%가 넘은 종목의 1월중 평균 상승률은 1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가 12월 매도한 주식이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1월에 더 싸게 거래될 경우에는 재매수세가 유입될 공산이 크다"라며 "실적개선 저평가주 중 개인 순매도로 인해 12월 주가가 부진한 종목에 대해서는 연말연초 전향적 접근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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